글/ 내몽골 대법제자
[명혜망] 속인사회에서 수련하다 보면 온갖 사람과 일을 만나게 되고 각종 사람마음에 대한 집착이 건드려지는데, 끊임없이 법리를 깨닫고 집착을 타파함으로써 평온하게 마음을 움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음에 ‘부동심’의 예를 몇 가지 들어 수련생 여러분과 교류하고자 합니다.
(1)
어느 날 슈퍼마켓 앞에서 아이를 데리고 온 손아래 친척을 만났습니다. 인사를 나눈 후 아이에게 허리를 굽혀 “할머니가 슈퍼마켓에 가는데 맛있는 거 먹고 싶으면 사줄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 친척은 아이와 함께 저를 따라 슈퍼마켓으로 왔습니다. 그녀는 직접 장바구니를 들지 않고 각종 식품을 골라 계속해서 제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결국 제가 계산을 마치자 그녀는 자신이 고른 모든 식품을 가져가며 저를 톡톡히 ‘등쳐먹었습니다’.
저는 왜 아이에게 먹을 것을 사주겠다고 했을까요? 그것은 일반적인 예의이자 아이에 대한 애정 표현이었습니다. 아이가 무언가를 원한다면 기꺼이 사줬을 겁니다. 하지만 아이 어머니가 이렇게 행동하니 마음이 좀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수련하는 사람으로서 우연한 일이 일어날 리 없겠지요. 어쩌면 과거에 그녀에게 빚을 졌고 오늘 이런 식으로 갚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졌고 또 빚을 갚았다고 생각하니 기쁘기까지 했습니다!
(2)
저녁 식사 후 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 이웃을 만났습니다. 그녀가 말하길 “당신은 단지 채팅방에 없어서 모르겠지만, 2층 사람이 채팅방에서 당신 집을 욕하더라고요. 정말 심하게 욕하면서 당신 집 차가 주차 공간 두 개를 차지하고 있다며 사진까지 찍어 올렸어요.” 그러면서 휴대폰을 열어 저에게 보여줬습니다. 보니 정말 우리집 차가 주차 공간 두 개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저는 웃으며 이웃에게 말했습니다. “욕한 건 욕한 거예요. 잘못은 우리집에 있네요.” 그리고 서둘러 남편에게 집에 가서 차를 옮기고 제대로 주차하라고 했습니다.
(3)
시부모님이 노년에 전 재산을 가지고 큰아주버님 댁으로 가셨습니다. 어느 날 시어머니께서 저희 부부와 두 시누이 가족 모두 큰아주버님 댁에 모이자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선물을 들고 큰아주버님 댁에 갔습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시어머니를 먼저 뵙고 싶어 곧장 시어머니 방으로 갔습니다. 막 방에 들어서는데 앉기도 전에 큰아주버님이 거실에서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형님(큰동서)이 부엌에서 혼자 일하게 두다니!” 그리고 몇 마디 거친 말을 더 했습니다.
저는 즉시 시어머니 방에서 나와 부엌으로 갔습니다. 거실을 지나면서 큰아주버님께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일이 있으면 말씀하시지, 그렇게 소리치실 필요는 없잖아요.”
온 가족이 식사를 마치고 모두 카드놀이를 치러 갔고, 저 혼자 조용히 부엌에서 설거지를 했습니다. 그 과정 내내 마음에 어떤 파문도 일지 않았습니다.
(4)
설날 전에 며느리가 우리에게 새해 선물을 보냈습니다. 열어 보니 비싼 건강식품 두 통이었는데 외부 포장에 ‘특수 의료용품’이라고 명확히 적혀 있었고, 통에는 ‘정상적으로 식사할 수 없는 사람’이 적용 대상이라고 쓰여 있었으며, ‘반드시 의사나 영양사의 감독하에 섭취해야 함’이라고 표시돼 있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둘 다 건강한데 설을 앞두고 며느리가 왜 이런 걸 새해 선물로 보냈을까?’ 부정적인 생각이 고개를 들자마자 즉시 배척했습니다. 이런 선물을 산 이유를 추측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며 며느리에게 악의가 없다는 것만 굳게 믿었고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며느리에게 차분히 메시지를 보내 반품을 요청했고 반품 이유도 설명했습니다. 우리에겐 필요 없으니 낭비를 막기 위해 반품하자고요.
설날, 아들과 며느리가 우리집에 왔고 아들이 설명했습니다. “이건 아내의 회사 제품인데 설명서에 쓰인 것처럼 심각한 게 아니에요. 많은 직원이 부모님께 건강식품으로 드리고 있어요.” 저는 말했습니다. “사람마다 인식이 다르니 괜찮아. 난 신경 쓰지 않아. 하지만 우리에겐 정말 필요 없단다.”
(5)
저는 직장에서 경력이 아주 많은 직원인데 제가 속한 부서가 개편되면서 원래의 최고 직급에서 최저 직급으로 됐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임금 격차도 점점 더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와 비슷한 처지의 많은 사람이 인맥을 동원해 원래 직급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수련하는 사람으로서 사부님께서 말씀하신 “당신의 것이면 잃지 않을 것이고, 당신의 것이 아니라면 당신은 다퉈서도 얻지 못한다”(전법륜)라는 말씀을 굳게 믿습니다. 내 것이 아닌데 속인의 수단으로 얻으면 업을 쌓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일에 대해 저는 완전히 사부님께 맡기고 계속 순리에 따르는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지금 곧 은퇴할 나이가 됐는데도 제 직급은 여전히 최하위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주 담담합니다. 제 마음속으로는 이미 이익에 대해 담담해졌고, 자신의 행위를 법에 부합하게 하고 법에 동화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 동창회에서 모두가 각자의 직위와 직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거의 모든 사람이 직장에서 최고 직급에 올랐기에 다들 매우 기뻐했습니다. 제 차례가 됐을 때 저는 모두에게 제가 최하위 직급이라고 말한 뒤 곧바로 부서 개편이란 객관적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미 이익에 대해 내려놓았는데 왜 서둘러 그들에게 해명했을까요? 이 일이 제 체면을 건드렸고 남들의 평가에 집착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무능해서가 아니라 객관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모두에게 말하고 싶었던 거죠. 이는 아주 강한 허영심입니다. 이 마음을 발견했으니 제거해야겠습니다. 어떤 마음도 천국에 가져갈 수 없으니까요. 앞으로 어떤 자리에서든 직급 얘기가 나오면 더는 일부러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이를 통해 깨달은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수련 중에 우리가 겪는 명예, 이익, 정(情)으로 인한 상처는 모두 채권자가 우리에게 빚을 독촉하는 것이고, 득실은 모두 사부님께서 관리하고 계시니 우리는 오직 바른 수련의 길을 걷기만 하면 됩니다. 세상의 이 연극이 어떻게 펼쳐지든, 우리는 세속의 환상에 휘말리지 말고 수련인의 각도에서 높은 차원에서 사물의 본질을 봐야 합니다. 자신의 명예와 이익의 득실을 따지지 말고 기쁘게 빚을 갚아야 합니다.
무지 속에서 업을 짓는 중생들이 얼마나 가련한지 자비로운 마음이 듭니다. 진심으로 그들이 구원받기를 희망합니다.
원문발표: 2024년 9월 5일
문장분류: 수련교류
원문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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