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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은 대법에 대한 경외심 부족 때문이다

글/ 러시아 대법제자

[명혜망] 얼마 전 날씨가 유난히 더웠는데 시어머니 방의 에어컨이 고장 났다. 시어머니는 매일 선풍기를 틀었으나 여전히 더위를 견디지 못하셨다. 그래서 남편과 상의해 에어컨을 교체해드리기로 했다. 몇만 루블로 그리 비싸지 않았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동의하지 않으셨고 기어코 사람을 불러 수리하려 하셨다. 먼저 한 사람이 와서 상황을 보고 수리 비용을 말했고, 시어머니는 수리비가 너무 비싸다며 돈을 좀 더하면 거의 새 에어컨을 살 수 있다고 하셨다. 시어머니는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거셨다.

나는 방에 있었는데, 시어머니가 전화하는 소리가 들리자 머리가 부풀어 올랐다. 시어머니는 청각이 좋지 않아 큰 소리로 말씀하고 계셨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시어머니께 “우리 가장 좋은 에어컨을 사요. 돈이 많이 들지 않아요. 지금 날씨가 너무 더운데 어머님이 더위로 병이 나시면 더 문제예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내가 자신을 저주한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듣고 나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고 원망이 솟구치며 화풀이하고 싶었다. 머릿속은 온통 내가 옳고 내 말에 이치가 있다며 생각할수록 더 짜증이 났다. ‘나는 좋은 마음으로 말씀드렸는데 어떻게 저주한다고 하실 수 있지?’

나는 시어머니가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도저히 알 수 없어 자신을 잘 찾아보며 내 마음을 들끓게 만드는 원인을 찾아내 그 집착을 파헤치고 싶었다. 처음에는 그저 좋지 않은 말을 듣기 싫어한다고 생각했지만, 모두 외재적인 매우 피상적인 것들이며 마음속까지 파헤치지 못했다고 느꼈다. 계속 또 찾아보니 내 사상 중에 누군가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있음을 알았다. 시어머니가 내 말을 듣지 않으니 나는 반드시 분노를 발산해야 한다고 느꼈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일 뿐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기에 여전히 마음속 깊은 곳을 건드리지 못한 느낌이었다.

나는 계속해서 찾았다. 왜 반드시 다른 사람을 원망하고 기어코 화를 내야만 마음이 편안할까? 조금씩 분석하다가 문득 다른 사람을 원망하거나 화를 내는 것은 대법이 요구하는 심성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나는 알면서도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왜 나는 사부님이 말씀하신 대로 상대에게 톡톡히 감사드리지 못했을까?’

이 생각을 하면서 나는 마음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마음, 즉 대법에 대한 경외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단번에 깨달았다. 나는 한순간에 정신을 차렸다. 나는 항상 대법에 대한 깊은 존경과 경외를 품고 있었기에 감히 사부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에어컨을 수리하면서 머릿속 깊은 곳에 있는 근원을 발견했는데, 사실 대법에 대한 경외가 부족했다. 대법을 입으로만 배웠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고 온 마음을 다해 배운 것이 아니었다.

일상생활에서 많은 사소한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습관적으로 지나치며 사부님 말씀을 따르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일부 근본적인 관념을 바로잡지 못한 것이었다. 이것을 찾자 마음이 확 트였다. 또한 사부님께서 법을 전하신 이래로 명혜망에서 여러 가지 난법 현상에 관한 글을 계속 게재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일부 수련생들이 마음 깊은 곳에서 대법에 대한 경외심이 부족하기에 일상생활에서 수련해야 할 부분을 강한 사람의 마음으로 대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 마음을 찾은 후 다시 전화하는 시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전혀 짜증이 나지 않았다. 오히려 안아드리고 싶었고 시어머니가 너무 귀엽다는 느낌이 들었다.

바로 그날 밤 나는 또렷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계속해서 안으로 찾아보았고 마치 낮에 겪었던 과정을 재현하듯이 무언가를 분명히 볼 수 있었다.

이전에 나는 원망이란 그저 하찮고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그냥 언제든 사라질 수 있어서 나에게 영향 주지 않는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꿈속에서 내면을 들여다볼 때, 마치 어떤 물건을 하나하나 쪼개 보듯이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낮에 나는 대법에 대한 경외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 마음은 너무나 깊숙이 숨어 있어서 오랫동안 파고들어야 겨우 찾아낼 수 있었다.

그 마음 바로 옆에는 더럽고 악취 나는 썩은 덩어리가 있었다. 아무도 그게 무엇인지 말해주지 않았지만 나는 그것이 바로 ‘원망’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것은 극도로 부패한 덩어리였으며 실제로 존재하는 물질이었다.

일상에서 원망이 생기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평소에 마음을 깨끗이 정화하는 데 신경 쓰지 않다 보니, 그 더럽고 썩은 기운이 계속 내 마음속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꿈에서 그 부패한 덩어리를 보았을 때 나는 사부님의 법을 떠올렸다. “부패된 물체 없애니 광명이 나타나네”(홍음-신생).

그날 명혜망 기사를 훑어보다가 “남이 날 나쁘게 대할 때 감사해야 한다“라는 글을 읽게 됐다. 이 글의 많은 부분이 내 마음을 울렸고 깊이 공감했다. 이 수련생은 이렇게 말했다. “그녀가 다시 저에 대해 나쁜 말을 하거나 빗대어 욕을 해도 저는 듣지 못했습니다.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했고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내가 정말 온화하고 선한 마음으로 대할 때, 가족이 화를 내며 거칠게 말하는 걸 들어도 마치 벌이 윙윙대는 것처럼 들렸고 마치 무언가가 그 소음을 차단하는 듯 내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다. 정말 그랬다.

여러 번 짜증을 내고 마음이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런 표현들이 작아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내 마음이 흔들렸다는 증거다. 그 근본 원인을 찾아보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단순히 ‘아, 내가 집착이 있어서 나쁜 말을 참지 못하는구나’라고 넘기면 안 된다. 그렇게 형식적으로 말한다고 해서 고비를 넘길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집착의 뿌리를 파헤쳐야 한다. 마치 덩굴을 따라 열매를 찾아가는 것처럼, 처음에는 그 덩굴이 아주 가늘고 작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그것이 실은 아주 큰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안으로 찾아보고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는 과정은 우리 자신을 개선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다.

 

원문발표: 2024년 8월 28일
문장분류: 수련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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