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서취(書趣)
[명혜망] 매화시의 저자는 북송의 역학가 소옹(邵雍)인데,그의 자는 요부(堯夫)이고,시호는 강절(康節)이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소강절이 이전에 산중에 은거하여 고심히 역학을 공부했으나 얻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날 정오에 그가 자려고 누웠는데 쥐 한 마리가 왔다갔다하므로 마음이 번거롭고 정신이 산란하여 잘 수가 없어 벌떡일어나 머리에 베고 있던 베개를 쥐에게 던졌지만 쥐를 맞히지 못하였다. 베개는 도자기로 만든 것으로서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는데, 그 속에서 종이 쪽지 하나가 떨어져 나왔다. 쪽지의 대략적인 뜻은 모년모월모일에 그 베개가 소옹에게 깨어진다는 것이었다. 소옹은 매우 놀랐던 바, 그것은 지적한 시간이 완전히 정확할 뿐만 아니라 그의 이름 한자도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소옹은 베개가 제공한 단서에 따라 이 쪽지를 쓴 장본인의 집을 찾아갔다. 그가 막 대문을 두드리려고 하는 순간 문이 조용히 열리면서 한 중년인이 나오더니 말하기를“가부(家父)는 며칠 전 타계하였는데 임종 전에 부탁하시기를 오늘 소옹이라는 사람이 찾아올 것인즉 저더러 이 책을 당신에게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고 하면서 책 한 권을 주었다. 소옹이 그 책을 열심히 한번 읽고 난 후부터는 점을 치면 비상히 정확하여 그의 말이 적중하지 않는 것이 없었다. 이것이 매화역수(梅畵易數)의 유래이다.
매화역수의 점괘 방식은 아주 간단한 것으로, 우선 이를 마음에 기억한 다음 색깔, 숫자, 혹은 소리의 리듬(節奏) 등을 아울러 참작한다. 물론 이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점괘를 해독(解讀)할 때 고려하는 요소는 더욱 많다. 예를 들면 괘를 얻은 시간, 방위, 괘를 묻는 사람의 상태( 서거나, 앉거나, 누웠거나, 아니면 걷거나 하는 상태)등이다. 맨 나중에 이러한 요소들을 오행에 대응시키고 다시 오행 중 상생상극의 원리에 근거하여 길흉을 풀이한다. 사실 이러한 괘 풀이 방식은 진정한 수(數)”학이다. 고려하는 각종 요소는 현대 서방 대수학(代數學)에 있어서 다원(多元)방정식의 변수(變數)에 해당되는 것이며, 다만 시공(時空)등 종합적 요소를 고려한 더욱 고급적인 술수일 따름이다.
점괘풀이를 하는 이런 방법은 역시 소도(小道)가 사용하는 한 문의 방식인바 사실 어떠한 점괘 방식도 모두 하나의 엄격한 요구가 있으니 바로 괘를 뽑기 전에 반드시 마음을 물처럼 조용히 하고 일체 잡념을 제거해야 하는데 그 목적은 천지(天地)의 기운과 서로 통하는데 도달하려는 것이다. 결국 괘 풀이 방법도 단순한 기술”만이 아니며 마음이 조용할수록 잡념이 적을수록 더욱 천인(天人)감응에 도달하여 풀이한 것이 보다 정확하게 된다. 심령 (心靈)을 청정(淸靜)하게 하고 잡념(雜念)을 없앤다는 것은 사람에게서 명리(名利)등의 집착을 제거하여 도덕의 승화(昇華)를 가져오므로 그 가운데서 체현되는 것은 역시 인체 수련의 요소이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소옹은 이지재(李之才)의 제자이며,이지재(李之才)는 유(儒), 도(道) 양가(兩家)를 매우 숭상한 진단(陳?)의 제자이다. 고사(故事)에 이르기를 송태조(宋太祖)가 천하를 통일하기 전 오대십국(5代十國)때 전란(戰亂)이 계속되므로 진단(陳?)은 난세를 피하여 화산(華山)에 은거하였다. 후에 송태조(宋太祖)가 황제로 등극하자 진단(陳?)은 너무 기뻐 나귀 등에서 굴러 내리며“이제 천하가 태평하게 되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단(陳?)은 특별히 잠을 많이 자서 한번 누우면 달이 지나고 년이 지나도 깨어나지 않았는데 사람들은 그가 전란(戰亂)과 위정자를 싫어하여 잠을 빌어서 청정(淸靖)을 도모한 것으로 생각했다.《송사(宋史) 열전(列傳) 제2백십육 (第二百一十六)》에 적혀 있기를“단(?)은《역(易)》을 즐겨 읽었는데, 손에서 책을 놓을 줄을 몰랐다. 스스로 부요자(扶搖子)라고 불렀고,《지현편(指玄篇)》팔십일(八十一)장을 저술하여,도양(導養) 및 환단(還丹)의 방법을 이야기하였다.”고 하였으며, 그가 남겨 놓은 여러 사적(事迹)을 살펴보면 그가 수련을 했던 사람이라는 것이 확실하다. 이홍지 선생님은《전법륜(轉法輪)》 제8강의에서“도가 역시 이것을 이야기하는데 특히 일부 기문(奇問)공법에서는 잠자는 것을 이야기하며 한 번 잠들면 몇십 년 동안 출정(出定)하지 않고 깨어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진단(陳?)도 그러한 푸왠썬(副元神) 수련을 했던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푸왠썬을 수련하는 사람들 중에는 잠을 자는 외에 술을 마시는 부류의 사람도 있다. 이 홍지 선생님은《전법륜(轉法輪)》제7강의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왜 어떤 대도(大道) 수련은 술을 마셔야 하는가? 그는 그의 主元神(주왠썬)을 수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主元神(주왠썬)을 마취시키기 위한 것이다.” 나의 인식으로는 이에 속하는 제일 저명한 인물이 당조(唐朝)의 대 시인 이 백(李白)이다. 그는 스스로 적선(謫仙)이라고 불렀는데 소위 적선(謫仙)이란 바로 떨어져 내려온 신선(仙人)이라는 것이다. 이 백은 술을 좋아하기로 유명하였다. 오화마(五花馬), 천금구(千金구?)도 아이를 시켜 좋은 술로 바꾸어 오리니”라고 읊었으며 또한 취하지 않으면 술 마시기를 그치지 아니하였다.《경세통언(警世通言)》에서 말하기를 그가 호주(湖州)의 술이 매우 좋다는 말을 듣고 천리 길을 마다하지 않고 말을 달려 그 술집에 이르러 마음껏 마시는 모습이 마치 곁에 사람이 없는듯 하다고 하였다. 때마침 가엽사마(迦葉司馬)가 지나가다가 이백이 미친 듯이 부르는 노래 소리를 듣고 종자(從者)를 시켜 누구인지를 알아 오라고 하니 이백이 즉석에서 시로 화답하기를”청련거사 적선인(靑蓮居士謫仙人)이 주사(酒肆)에서 삼십춘을 도망하였네. 호주사마는 묻지 말라. 금속(金粟)여래가 후신(後身)이노라.” 라고 하였다.
“청련거사(靑蓮居士)“라는 그의 명호나 또 스스로를 적선(謫仙)이라고 부른 것은 모두 그의 생명 내원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백의 모친이 그를 낳기 전 태백금성이 품속에 안기는 꿈을 꾸었으므로 이 백을 태백선생이라고 불렀다. 당현종(唐玄宗)은 이 백을 매우 총애하였는데 이 백에게 그의 포부를 물었을 때 이 백이 대답하기를 “신(臣)은 아무 것도 필요치 아니하나, 지팡이 끝에 돈이 매달려 있어 날마다 취해 있으면 족합니다”라고 하였다. 명리에 담담한 그의 흉금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이 백의 시(詩)가운데도 사람을 놀라게 하는 시구(詩句)들이 많이 있는데, 바로《금방 술을 마시다(??酒)》,《노산 폭포를 바라보며(望?山瀑布)》, 몽유천로하고
이별을 읊조리다(?游天?吟留別)》중의 시구들은 수련인의 흉금이 아니고서는 아예 써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이 백의 또 다른 특징은 술에 취할수록 써낸 시가 화려하고 기백이 넘치며, 또 기세가 더욱 웅장하여 진다는 것이다. 사실 이는 전법륜(轉法輪) 제9강의에서 논술한 것처럼 술에 취할수록 그의 푸왠썬이 더욱 작용을 일으킨 것이었다. 본래는 진단(陳?)의 잠자는 것과 이 백이 술을 즐기는 것을 모두 고인은사(高人隱士)들의 괴벽이라고만 느꼈으나, 법륜대법을 배우고서야 비로소 그 중에는 속인을 초월하는 수련의 요소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전의 사람들은 대법을 얻지 못하였으므로 모두 소도(小道)에서 수련 하였고,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했으며, 고생스럽게 수련하였다. 비록 그들이 속인의 눈에는 매우 대단해 보이지만 사실 그들이 터득(證悟)한 이치는 속인을 그렇게 많이는 초월하지 못하였다.
춘추시대에 사광(師曠)이라는 매우 유명한 현악사(絃樂師)가 있었는데 능히 음률에 근거하여 전쟁의 길흉을 점칠 수 있었다고 한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진평공(晋平公)이 초 나라가 정 나라를 공격한다는 말을 듣고 사광(師曠) 더러 그 승부를 점치게 하였다. 사광(師曠)은 거문고를 타면서 각기 다른 남과 북의 노래를 부른 연후에 진평공(晋平公)에게 아뢰기를“초 나라가 강자임을 믿고 약자를 깔보고 있지만 필연코 실패로 끝을 볼 것이외다.”라고 하였는데, 과연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초 나라가 패했다는 소식이 왔다.
《동주열국지(東周列國誌)》에 의하면 사광(師曠)은 쑥 불로써 자신의 눈을 못 쓰게 만들어 스스로 맹인이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것을 하나의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느꼈으나, 나중에 비로소 그가 눈으로 보는 것이 그로 하여금 진심으로 한 가지 일에 몰입할 수 없게 하였으므로 그렇게 고통스러운 방법을 사용하여 자신의 마음이 조용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알게 되었으며, 이러한 수련의 의지(意志)와 선종의 2조 혜가(慧可)가 소림사의 달마 조사 앞에서 팔을 자르고 법을 구하는 것이 상통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였다. 그러나, 사광(師曠)은 다만 소도(小道)의 “유위적(有爲的)” 방식을 통하여 약간의 청정(淸靜)에 도달하였을 뿐인데, 근본적으로 말하면 이러한 작법(做法)으로는 그가 진정한 청정(淸靜)과 매우 높은 수련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었으므로 성취한 바 역시 길흉을 점치거나 거문고 소리를 듣고 그것의 우아한 뜻을 아는 것에만 한정되었던 것이다. 속인의 눈으로 볼 때는 그가 초상적인 재주를 가지고 있다고 여겨지지만 대법을 얻은 사람이 그를 볼 때 아직도 그는 매우 고생스럽다고 느껴진다.
이 홍지 선생님은 전법륜(轉法輪) 중에서 많은 천기를 계시하였으며, 논술한 도리는 우주의 극히 미세하고 극히 거대한 비밀을 모두 내포하고 있다. 법륜대법을 수련한 후, 다시금 중국의 고대 문화를 돌이켜 보니 본래는 매우 괴상하고 도리에 부합되지 않는 많은 일들 중에 모두 부동한 층차의 수련의 요소가 그 속에 내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각도에서 박대정심한 중국의 문화를 다시 바라보니 그처럼 심오하다고 느껴졌던 내용도 매우 명백하고 한눈에 모두 보이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것이 바로 불법이 열어준 지혜인 것이다.
문장:2002-6-8
수정 시간:2002-6-15 4:41:07 AM
문장분류:과학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