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캐나다 파룬궁수련자
[명혜망] 남편과 저는 슬하에 두 딸을 두었습니다. 막내딸은 현재 페이톈(飛天)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션윈(神韻)예술단의 실습 연주자이기도 합니다. 딸아이가 왜 페이톈 대학을 선택했는지, 우리 부부가 왜 아이를 페이톈에 보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20여 년 전의 일부터 거슬러 얘기해야 합니다.
인연
막내딸은 어려서부터 아주 총명했습니다. 학업도 거뜬히 전 과목 A 학점을 받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부모와 어른들의 훈육에 대처하는 방법도 다양했습니다. 딸은 착했지만 장난을 칠 때면 온 가족을 진저리가 나게 할 정도였습니다. 한번은 자기 언니를 무척 화나게 해서 첫째가 저한테 달려와 불만을 호소했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증거도 잡지 못해 그저 답답한 마음을 제게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제가 경찰이라면 저는 동생이 뒤에서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동생을 잡을 수 없어요”라고 말입니다.
특히나 어머니가 캐나다에 와서 우리 가족과 함께 생활하게 되자 할머니와 손녀의 갈등은 계속 커져만 갔습니다.
어머니는 중국에 계실 때 우수 교사였습니다. 진학률을 최우선 순위로 두는 중국의 환경에서 어머니는 어디에 가서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분이셨습니다. 어머니 자신 또한 매우 전통을 중히 여기시는 분이었기에 집에서 우리 남매는 어머니의 교육은 물론, 심지어는 체벌까지도 감히 거역할 수 없었고 말대꾸는 더더욱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막내딸은 캐나다에서 자랐는데 학교에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가르쳤고, 아이의 말주변 또한 아주 좋았습니다. 어머니 말을 빌리면, “그 애한테 한마디 해봐라, 되려 열 마디 돌려받는다”라고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저도 그러는 딸에게 대꾸하면 안 된다고 알려주고 싶어도 말대꾸라는 개념조차 딸에게 명확히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한번은 어머니가 체리를 드시고 계셨는데 알 수 없는 일로 할머니와 손녀 사이에 또 말다툼이 생겼습니다. 어머니는 화를 내시다 드시던 체리 씨에 이가 부딪혀 이가 반쯤 부서졌습니다.
이런 일들은 셀 수 없이 많아서 저도 어찌할 바를 몰라 막막했습니다. 저는 딸 때문에 어머니가 화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중국 전통문화에 담긴 ‘효(孝)’의 의미를 딸에게 이해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학교 선택에 대한 고민
이런 생활을 몇 년 보내고 나서 드디어 막내딸이 대학 입시를 치를 때가 되었습니다. 저는 할머니와 손녀딸의 갈등이 마침내 잠시나마 완화될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기뻐했습니다.
그 당시 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았습니다. 미국에는 괜찮은 음대가 비교적 많았지만 학비가 모두 5만 달러에 달했고, 거기에 매년 수만 달러의 생활비까지 더할 경우, 저희와 같은 가족 형편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또 많은 유럽 음대들은 학비는 면제받을 수 있었지만 생활비가 유난히 많이 들거나 새로운 언어를 다시 배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더 걱정되는 건, 딸이 집을 떠난 후 곁에 자신을 일깨워줄 가족이 없는 상황에서, 이 복잡한 사회를 마주하여 유혹들을 이겨낼 수 있을지,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을지, 순수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지였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대학생 자녀를 둔 분들이 계시면 찾아가서 상황을 알아보곤 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모두 “당신의 걱정이 일리가 없는 건 아니에요”였습니다. 어떤 이는 심지어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어 이야기하기도 해서 저는 더욱 걱정됐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결국 캐나다 대학 두 곳을 선택했고, 추가로 페이톈 예술대학을 택했습니다. 페이톈 예술대학은 미국에 있지만, 학비와 숙식이 무료이고 션윈예술단에서 실습할 기회도 주어지는데, 그런 이유로 매년 수개월씩 세계 최고의 극장을 순회하며 공연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기회는 예술을 배우는 아이들에게는 정말 얻기 힘든 것인데, 더군다나 실습할 때 약간의 경제적 보조금을 지원받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제 친구의 딸이 그 당시 마침 이 학교에 재학 중이었는데, 친구의 딸은 제 딸과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습니다. 제 친구와 친구의 딸은 모두 이 학교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하곤 했는데, 그들이 얘기하는 학교 상황을 듣고서 저는 매우 안심했습니다. 딸 자신도 동경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페이톈 대학은 비교적 새로운 학교라서 딸아이의 전공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이 대학의 전문 수준에 대해 아직 잘 몰랐기 때문에 딸이 선택한 다른 캐나다 대학을 더 마음에 들어 했고, 이 때문에 딸도 망설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다
그해 3월, 션윈이 현지에 와서 공연을 펼쳤는데 마침 봄방학 기간이었습니다. 인력 부족으로 공연 주최 측은 딸을 찾아 자원봉사를 요청했고 딸은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딸이 이렇게 흔쾌히 승낙한 것에 대해 저는 다소 의외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거기서 해야 할 일들은 단조롭고 무미건조할 텐데 딸은 오히려 신기함과 도전을 좋아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딸에게 “너 정말 할 수 있겠어?”라고 다시 확인하며 물어봤더니, 딸은 “다른 건 할 수 없어도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어서 나 하고 싶어”라고 말했습니다.
그 며칠 동안 딸은 집에서 자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면 공연장에 들어가 공연을 관람했는데, 그해 밴쿠버에서 열린 10회 션윈 공연 중 딸은 8회 공연을 봤습니다.
나중에 딸은 저에게 션윈 음악은 일반 음악과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느끼지 못했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더 듣고 싶어지고, 다른 일을 할 때도 귓가에 맴돈다고 했습니다. 자주 듣다 보니 원래 갖고 있던 나쁜 생각들도 사라지고 사람이 낙관적으로 변하고 열린 마음을 갖게 되면서 앞날이 밝아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예전에 순제(舜帝)가 대소(大韶)라는 음악을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삼묘(三苗)의 난을 평정하는 데에 천군만마가 아니라 오직 음악에만 의존했다고 했습니다. 공자는 소(韶) 음악을 들으면 3개월 동안 고기에 대한 맛이 잊혀진다고도 했습니다. 예전에 이런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늘 불가사의하게 느껴졌는데 딸아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나서 음악의 힘은 정말 헤아릴 수 없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 이후 딸아이는 연주 영상을 녹화하고 각종 대학 지원서류를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나중에 딸은 지원한 세 학교에 모두 합격했고 모두 장학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딸은 페이톈 대학에 면접을 보러 갔다가 “난 페이톈이 좋아”라며 결국 페이톈을 선택했고, “그곳은 마치 신선 세계와도 같은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학교에 입학한 후 딸은 자주 제게 전화를 걸어 또 어떤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는지 말해주었습니다. 물론 가족을 떠나 낯선 환경과 더불어 전공과목의 도전에 직면해 딸아이가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이 느껴졌지만, 동시에 딸이 페이톈과 그곳의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을 깊이 사랑한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사람들과 교제하는 중에 과거 가정에서 나타났던 문제점들이 여전히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었고, 또 딸로부터 어떤 친구와 갈등이 생겼다는 말을 가끔 듣곤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모두 비교적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딸이 다른 사람의 잘못을 찾는 대신 자신의 문제점을 찾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음을 느꼈습니다.
3개월 후, 저는 어머니를 모시고 미국에 있는 친척을 방문하러 가는 길에 막내딸을 보러 갔습니다. 3개월 동안 못 본 사이 딸은 예전의 제멋대로이며 응석 부리던 여자아이에서 예의 바르고 앞뒤를 가릴 줄 알며 매사에 남을 위할 줄 아는 아가씨로 변했습니다. 딸의 변화에 저와 어머니는 깜짝 놀랐고 어머니는 심지어 감격에 겨워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변화에 대해 말하면서 딸아이도 스스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딸은 저에게 말했습니다. “집에 있을 때 엄마가 저한테 진선인(真·善·忍)의 이치를 배우고 외우라고 한 것에 감사해요. 그때 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다 알게 됐어요. 만약에 엄마가 그때 저에게 엄격하게 요구하지 않았더라면 전 지금 어떻게 되었을지 몰라요.”
자신에게 왜 그렇게 큰 변화가 있었는지 분석하면서 딸은, 예전에는 진선인의 이치를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구체적 일에 부딪히게 되면 마음속으로 여전히 불평을 느꼈고, 주변 어린 친구들도 자신을 대신해 ‘그렇게 하면 불공평하지 않니?’라고 말했기에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페이톈에서는 누구나 다 파룬궁 서적 읽고 있고 책에서 나오는 이치를 모두가 알고 있기에, 만약 어느 날 자신이 억울하다고 느낄 때면 주변 친구들이 모두 ‘진선인’에 따라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조언해주기에,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더는 화가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서서히 딸 자신도 수련 중에서 자신의 품행을 향상하는 것이 한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고, 그러한 향상감은 자신에게 더없이 아름다운 느낌을 선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로써 저는 돌처럼 무겁게 짓눌렀던 마음의 짐을 마침내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성장해 나가며
그 후 몇 년간 딸의 일정은 매우 빡빡했습니다. 정상적인 대학 수업 외에도 몇 달간씩 실습하며 해외 순회공연을 다녀야 했기에 바쁜 일과를 보내며 육체적으로 매우 고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딸 또한 시야를 넓히고 흉금도 넓혔는데 이제 더는 예전의 어린 소녀가 아니었습니다.
딸은 매년 짧은 휴가 기간에도 불구하고, 매번 자신의 예전 전공과목 선생님들을 방문했는데, 사실 그 선생님들 역시 어느 정도 유명한 음악가분들이었습니다. 언젠가 한 선생님이 딸의 최신 연주 녹음을 듣고서는 제게 딸이 그렇게 많이 발전할 줄 몰랐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왜 페이톈을 선택했는지를 다시 이야기하며, 딸은 진정으로 되고 싶은 것은 션윈 예술가였다고 말했습니다. 저 또한 딸이 예전에 자신을 가르친 적 있는 바이올리니스트에게도 비슷한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딸은 중국에서 수많은 파룬궁수련자들이 박해로 가족을 잃고 심지어 장기를 산 채로 적출당했는데, 우리 가족도 중국에서 박해당한 적이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바이올린을 사랑하지만, 무엇보다 되고 싶은 건 션윈 예술가예요. 그것은 션윈만이 파룬궁 박해 진상을 세상에 알릴 수 있기 때문이며, 세상 사람들이 다 진실을 알아야만 수련자들이 받는 박해를 줄일 수 있고 나아가 박해를 멈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한 예술가로서 최우선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요”라고 덧붙였습니다.
그제야 저 또한 딸아이가 왜 그토록 페이톈 대학을 좋아했는지, 그해에 왜 그렇게 션윈 공연을 위한 자원봉사에 열중했는지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우리 가족이 겪은 고통을 포함해 파룬궁이 박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딸의 어린 마음에 이미 지워지지 않는 깊은 흔적을 남겼던 것입니다. 물론 페이톈을 향한 딸의 사랑에는 그 배후에 더 깊은 뜻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아직 어린 나이에, 자신의 마음속 진정한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딸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간단한 “나는 션윈 자원봉사자가 되고 싶어요”였던 것입니다.
딸이 그렇듯 바쁜 생활 속에서도 자신의 예술적 기량을 늘이는 동시에 자신이 배운 것을 활용하여 션윈을 도와 진선인의 가치를 전 세계에 널리 전파하고 박해받는 수련자들의 이야기를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을 보니 저 또한 너무나 뿌듯합니다. 저는 그들의 노고로 인해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혹한 박해가 조속히 종식되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눈 깜짝할 사이에 딸의 대학 졸업식 날이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딸의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페이톈에 갔습니다. 길이 멀고 시간이 촉박해 딸을 위해 미처 꽃다발을 준비하지 못했지만, 딸은 전혀 괜찮다며 오히려 우리를 대신 위로해주었습니다.
딸아이는 우리의 방문을 매우 기뻐했고 우리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때때로 친구들을 우리에게 소개하는 등 매우 바빴습니다. 한번은 한 소녀를 붙잡고 자랑스럽게 우리에게 소개해주기도 했습니다. “자, 여기 이분은 제 여동생이랍니다.” 당시 그 소녀가 좀 수줍어하는 것을 보고 저도 재빨리 받아넘겼습니다. “그래 좋아, 이제 우리 집 셋째가 되겠네.” 이에 ‘하하’하고 모두들 크게 웃었습니다. 그렇게 활짝 웃으면서 저는 딸이 자신의 삶, 그리고 자신의 기쁨을 우리에게 모두 알리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원문발표: 2024년 8월 19일
문장분류: 해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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