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통무용과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화려한 조화를 선보이는 션윈(神韻)예술단 부산 공연이 공간 대관 문제를 둘러 싸고 부산문화회관 측과 행사 주최 측 사이에 마찰을 빚고 있다. “대관 취소”와 “행사 강행” 사이에서 시민들도 어리둥절하다. 공연 날짜가 19일과 20일,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부산문화회관 “주최 측 달라 조례 상 대관 불가”
19·20일 공연 “합법… 공연 강행”
효력정지 가처분 17일 결정, 티켓 60% 판매
부산문화회관 측은 “지난해 10월 공연대관 신청을 받았는데, 그때 신청 주체가 지금의 행사 주최 측과 관련성이 없다는 점이 드러나 운영조례 상 대관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허위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대관허가를 받았을 경우, 혹은 기타 사용목적이 부적당할 경우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랐다”고 했다. 문화회관 측은 지난해 12월 취소처분을 구두로 통보한 뒤 지난 10일 행정 공문으로 공식 통보한 상태다.
션윈 예술단은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파룬궁(法輪功·Falun Gong)을 수련하는 예술가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룬궁의 정치성과 중국 정부에 대한 비방 등 사용목적이 부적절할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해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화회관 측은 “중국 영사관 등으로부터 압력은 일절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션윈 예술단 측은 “주관·주최 측이 구별되는 것은 보편적인 방식인데, 대관신청 주체가 다르다고 문제 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년간 합법적으로 이뤄져온 공연인 만큼 법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취소처분이 내려지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부산지법에 제출했다. 션윈 예술단 공연은 국내에서는 창원과 대구에서 열린 바 있다. 예술단 측은 “서울에서도 공연이 취소됐다가 법적으로 승소해 공연이 열렸던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부산 공연도 성사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티켓은 이미 60% 가까이 판매된 상태라고 밝혔다. 예술단 측은 “부산시와 문화회관 측이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은 17일 오후에 내려진다.
한편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션윈 예술단은 무용단과 오케스트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전통문화 복원을 목표로 매년 전 세계 순회공연을 펼치고 있다. 부산에서는 2년 전 KBS부산홀에서 공연이 예정됐다가 취소된 사례가 있다. 이번에 성사된다면 부산에서는 첫 공연이 된다.
김건수 기자 kswoo33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