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지위를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냈던 중국 심신수련단체 파룬궁 회원들이 결국 패소했습니다.
당사자들은 중국에 돌아가면 박해를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와 법원은 이들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황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2살 윤철주 씨는 9년 전 중국 헤이룽장에 살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가 쳐집니다.
네 차례나 체포돼 모진 고문을 당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심신수련단체인 파룬궁 회원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탈퇴하겠다는 각서를 쓰고서야 석방됐습니다.
[인터뷰:윤철주, 파룬궁 회원]
“파룬궁 수련생 20~30만 명이 아직도 감옥에 갇혀있고 박해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향으로 돌아간다면 나도 박해를 받는 건 당연하다. 수시로 연행될 위험에 처해 있다.”
2003년 중국을 가까스로 탈출해 우리나라에 온 윤씨는 이듬해 다른 파룬궁 수련생들과 함께 정부에 난민신청을 냈습니다.
하지만 인정되지 않았고 다시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1심에서는 32명 중 2명의 난민 지위가 인정돼 희망이 보이는 듯 했지만 3년여에 걸친 소송 끝에 아무도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재판부는 “중국으로 돌아가도 박해를 받을 만한 충분한 근거있는 공포를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뷰:김남준, 변호사]
“증거자료의 부족이라기보다는 전반적으로 파룬궁 수련생들에 대한 어떤 사회적 이해부족이라든지, 편견이라든지 그런 부분이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가 국제 난민지위 협약에 가입한 것은 지난 1992년.
하지만 10년이 지난 2001년에야 에티오피아인 한 명을 난민으로 인정했고 지금까지 101명이난민으로 인정받았을 뿐입니다.
명확한 정치적 탄압 사례가 드러나야만 난민으로 인정됩니다.
파룬궁 수련자들도 단순한 불법 이민자로 간주돼 추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터뷰:이호택, 난민지원단체 ‘피난처’ 대표]
“국제적으로는 본인이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박해받을 가능성이 10%정도만 있어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런 기준을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난민으로 박해받을 가능성과 박해받지 않을 가능성이 비교해봐서 적어도 박해받을 가능성이 더 커야 난민으로 인정하는 그런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파룬궁 수련자들은 이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국내에 남거나, 두려움을 안고 중국으로 돌아가는 두가지 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YTN 황혜경[whitepaper@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