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육문(陸文)
【명혜망 2007년 3월 10일】 구주(衢州)에 서생(徐生)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신유(新喻)현 현승(縣丞 현령을 보좌하는 직책)으로 부임했다. 상사는 그를 여릉(廬陵 지금의 강서성 길안현)에 보내 한 사건을 심리하게 했다. 그가 길수(吉水)에서 30리 떨어진 지점에 도착했을 때 날이 이미 어두워졌다. 인근 여관을 잡아 쉬려 하는데 현지에 같은 서(徐)씨 성을 가진 한 부자 노인이 간절하게 그를 초대했다. 그리고는 서현승(徐縣丞)에게 양을 잡고 술을 마련해 잘 대접했다. 서생은 노인이 자신을 이렇게 뜨겁게 맞이해준 이유가 단지 동성(同姓)동종(同宗)이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한밤중이 되자 노인이 조용히 말을 꺼냈다. “제가 이곳에 살면서 지금까지 관부와 사귀지 못했습니다. 어젯밤 꿈에 한 대관(大官)이 문 앞을 지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앞에서 길을 여는 사람이 ‘서시랑(徐侍郎)’이란 표지를 들었습니다. 오늘 당신께서 오셨고 또 마침 서 씨 성을 가지셨으니 당신은 나중에 분명 시랑(侍郞 지금의 차관에 해당)이 되고 부귀해지실 것이 틀림없습니다. 부디 제 자손들을 부탁드리고자 하니 너그럽게 돌봐주시기 바랍니다.”
서형승은 원래 젊은 나이에 과거에 급제해 자신의 재주가 뛰어나다고 자부해왔었지만 관운(官運)은 썩 좋지 않았다. 그러다 노인의 이런 말을 듣고 보니 기쁜 마음에 그렇게 하겠노라고 승낙했다. 아울러 여릉 사건을 끝낸 후 돌아가는 길에 다시 방문하겠노라고 약정했다. 다음날 서현승은 노인과 작별하고 길을 떠났다.
한 달 후 서현승이 여릉 사건을 끝내고 동쪽으로 돌아가던 길에 곧장 노인의 집을 찾아갔다. 노인은 여전히 그를 환대했지만 예절과 존경하는 감정이 많이 무뎌 있었다. 떠날 때 노인이 아주 엄숙하게 말했다. “서현승께서 이번 여릉에 가셔서 양심을 어긴 일을 하시지 않았습니까? 어젯밤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 당신이 남의 뇌물로 받고 법을 어겨 억울한 옥사를 만들었다고 제게 알려주었습니다. 때문에 당신의 관직도 강등되고 수명도 길지 못할 거라고 했습니다. 왜 절조를 지켜 자중하지 못하고 저의 기대를 저버리셨습니까?”
서현승이 이 말을 듣고는 대경실색하며 부끄러워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집에 돌아온 후 새로 임안(臨安)에 부임하라는 상사의 통지를 받았다. 오래지 않아 가는 길에 객사했다.
한편, 서현승의 부친을 말하자면 본래 쌀장사를 했는데 아들이 부임하는 곳을 따라다니며 늘 아들에게 불의한 짓을 많이 저지르도록 시켰다. 여릉 사건은 한 부호가 사람을 때려죽였으나 부호의 뇌물을 받은 서현승이 그 집 하인이 저지른 것으로 사건을 조작한 것이다. 하인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했다. 때문에 염라대왕이 서현승에게 벌을 준 것이다.
그의 부친은 아들이 사망한 후에도 살아남았지만 그가 획득한 불의한 재물들은 모두 아주 빨리 소진해버렸고 여전히 빈곤하게 살면서 사람들의 무시를 받았다. 이 이야기는 《이견지(夷堅志)》 제6권에 나온다.
모름지기 관리가 된 사람은 청렴하며 공익을 위해야 한다. 선인들은 “관리가 됨에는 공평함이 으뜸이고 재물을 모음에는 청렴함이 으뜸이다(유향의 말).”라고 했다. 또 “관리가 된 자는 마땅히 청렴하고 신중하며 삼가야 한다. 이 세 가지를 잘 닦으면 어찌 다스리지 못함을 걱정하겠는가?(여조겸의 말)”라고 했고 악비(岳飛)는 “문관이 돈을 아끼지 않고 무관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천하가 태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현승은 재물을 탐해 억울한 인명을 해쳤고 또 그 부친은 자식에게 악행을 저지르도록 가르쳤으니 모두 좋은 결말을 보지 못했다. 하늘의 이치는 밝고 밝으니 죄를 지었으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단지 죄값을 치르는 시간이 빠르고 늦은 차이가 있을 뿐이다.
(English Translation: http://www.clearwisdom.net/emh/articles/2007/3/24/83861p.html
문장발표 : 2007년 3월 10일
문장분류 : 천인사이>문사만담
문장위치 : http://www.minghui.org/mh/articles/2007/3/10/150461p.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