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혜망 2006년 12월 3일】
전국(戰國) 시대 위(魏)나라의 군주 중에 위문후(魏文侯)가 있었다. 그는 사람을 대함에 늘 성실하고 신용을 중시했기 때문에 관료들이나 일반 백성들을 막론하고 모두들 그를 존중했다.
위문후에게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전해져온다.한번은 그가 산림을 관리하는 사람(虞人)과 다음날 오후 교외에 나아가 사냥하면서 병사들을 훈련하기로 약속했다.
다음날 아침 조회를 끝낸 후 신하들과 연회(宴會)를 거행하던 위문후는 연회가 끝나는 즉시 사냥을 떠날 준비를 했다. 그런데 연회가 막 끝날 무렵 갑자기 하늘에서 돌풍이 일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날씨를 보아하니 좀 있으면 곧 오후가 되는데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빗발은 오히려 더 거세졌다.
이때 위문후가 몸을 일으키며 신하들에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나는 여기서 먼저 일어나야 할 것 같소. 빨리 수레와 말을 준비하도록 하라. 교외에 나가 사냥하며 병사들을 훈련시킬 것이다. 그곳에는 이미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자 군주가 큰비를 맞으며 교외로 나선다는 말을 들은 신하들이 모두 만류했다. 신하들은 “지금 이렇게 큰 비가 내리는데 어떻게 나가실 수 있겠습니까?” “설사 나가신다 한들 사냥과 훈련을 하실 수는 없습니다.” 그러자 위문후가 하늘을 살펴보며 대답했다. “날씨를 보아하니 사냥과 훈련은 하기 힘들 것 같소. 허나 나는 반드시 산림 관리인에게 가서 알려야 하오.”
이때 신료들 중에 한 사람이 떨쳐 일어나 “그렇다면 제가 당장 달려가서 알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위문후는 손을 가로 저으며 말했다. “그대는 잠시 멈추시오. 알리려거든 반드시 내가 가야만 하오.” 그러자 스스로 가겠다고 자원한 신하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위문후는 “어제 내가 직접 그 사람과 약속을 맺었으니 만약 오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었다면 내가 직접 그를 찾아가 사과해야만 하오.” 이렇게 말을 마친 후 위문후는 아무런 주저함도 없이 성큼성큼 문을 나섰고 폭우를 무릅쓰고 산림관리인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전국시대에 위(魏)나라가 아주 강했던 이유는 바로 위나라 군주들이 나라를 잘 다스렸기 때문이다. 특히 위문후는 훌륭한 인품을 지녀 사람들의 존중을 받았으며 신망이 아주 높았고 백성들의 민심을 얻었다. 그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성실하게 신용을 지키는 미덕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떤 사람의 품격은 그의 특별한 행동을 통해 판단하기 보다는 평상시 일상적인 생활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
(참고자료: 『세설신어』)
문장발표 : 2006년 12월 3일
문장분류 : 천인사이
영문위치 : http://www.clearwisdom.net/emh/articles/2006/12/22/81054p.html
원문위치 : https://www.minghui.org/mh/articles/2006/12/3/143185p.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