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지진(智真)
【명혜망 2007년 11월 26일】 문자(文字)는 문화를 전승(傳承)하는 매체이다. 중화(中華)문명의 박대정심함은 한자(漢字)에 지극히 풍부한 내포를 부여했다. 고인들은 예부터 “글자는 그 사람과 같고 사람은 그 글과 같으며 문장은 그 사람과 같고 문장으로 도를 싣는다”고 하여 “글자를 쓰려면 우선 사람이 되어야 하고 마음이 바르면 붓도 바르다”고 제창했다.
우리나라의 서법(書法)은 역대로 글자의 기질(氣質), 신운(神韻 운치)을 중시한다. 문자는 단지 민족 문화와 긴밀히 관련될 뿐만 아니라 글쓴이의 성격특징, 지향, 사상 경지 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서한(西漢)의 양웅(揚雄)은 “글은 마음의 그림”이라고 말했다. 명대의 항목(項穆)은 “마음의 발(發)함은, 도덕으로 쌓고, 경륜으로 드러나며, 업적으로 수립하고, 절조로 세우고, 문장으로 펼치며, 필적(字跡)으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청대의 류희재(劉熙載)는 각기 다른 신분을 지닌 사람들의 서법 특징을 다음과 같이 개괄했다. “현철(賢哲)들의 글은 온순하고, 준웅(駿雄)의 글은 침착하고 굳세며, 기사(畸士)의 글은 기민하고, 재주 있는 사람의 글은 준수하다.” 실제로도 이러하다. 역사상 천년을 넘게 내려온 서법가(書法家)들은 거의 모두 충성스럽고 바르며 청렴 결백하며 기품이 고상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그들의 도덕, 인격, 기개와 그들의 서법 작품은 후세에 전해져 사람들의 찬탄을 받고 있다.
예를 들면 왕희지(王羲之)의 인품은 깨끗하고 순수했으며 그의 글은 청수(淸秀)하고 초탈하며 거동은 안정되고 조화로웠다. 우세남(虞世南), 저수량(褚遂良), 류공권(柳公權)의 문장은 고금에 묘하며 충의(忠義)가 일관되고 서법은 소박하고 돈후하며 엄정(嚴正)한 기가 충만 되었다. 구양순(歐陽詢), 구양통(歐陽通)부자는 풍속이 달라 그 서법이 힘차고 아름다우면서도 뛰어나다. 소동파(蘇東坡)의 서법은 넓고 호방하며 안진경(顏真卿)은 굳세고 올바르며 아부하지 않아 그의 글도 힘차고 웅건하며 필획은 엄밀하고 법도가 완벽하다. “보기만 해도 덕이 성대한 군자임을 알 수 있어” 사람들로 하여금 일종 호연한 정기(正氣)를 느끼게 한다. 이렇게 글자를 통해 그 사람을 알 수 있으니 자연히 드러나는 것이다. 그들의 서법 작품 중에서 그들의 이런 고상한 품덕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
만약 서예가의 인품이 고상하다면 그의 작품도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고 사랑한다. 예를 들어 애국 명장 악비(岳飛), 문천상(文天祥), 임칙서(林則徐) 그들은 충의롭고 정직하며 기개를 지켰기 때문에 그들의 글도 특별히 보호와 추대를 받고 있다. 만약 글을 쓴 사람의 도덕이 좋지 않다면 그의 작품도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서법의 성취로 인품의 부족을 보충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송대의 간신 진회(秦檜)도 서법을 연습하진 했지만 나라를 팔아 영화를 추구하고 충신을 해쳤기 때문에 그의 글도 배척당했다. 송대의 4대가로 꼽히는 “소(蘇 소동파), 황(黃 황정견), 미(米 미불), 채(蔡 채경)”에서 채는 간신 채경(蔡京)을 말한다. 비록 글재주는 뛰어났지만 인품이 좋지 않아 채양(蔡襄)으로 바꿔 불렀다. 이처럼 절개가 부족한 사람은 설사 서법 기교가 뛰어나다해도 인품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 글 또한 사람을 따라 사라지며 전해지지 못한다.
전통문화 중에서 아름다운 사물은 도덕 표준으로 가늠한다. 사실 시를 짓거나 문장을 짓거나 글자를 쓰고 혹은 그림을 그려도 모두 “선(善)과 악(惡), 정(正)과 사(邪)에 대한 이런 원칙적인 문제에 대한 태도에서 사람들이 좋은 것과 바른 것을 볼 때 미적인 감수를 받는다. 또한 작품 내용과 작가의 고상한 도덕에 의해 고무되고 감화되어 끌리게 된다. “자고로 서예에서는 그 사람의 인품을 본다. 그러므로 배우지 않으면 글을 말할 수 없고 인품이 없어도 글을 말할 수 없다. 이것이 서도(書道)의 이치이다.”(『서도(書道)』)
그러므로 서도를 배우려면 우선 사람이 되는 것을 배워야 하며, 인품을 닦는 것이 우선이다. 송대의 육유(陸遊)는 “시를 배우려면 시 이외에 것에 힘을 들여야 한다.”라고 말한 것 역시 이 도리를 말한 것이다. 즉 반드시 인품을 수양하라는 것이다. 서법 예술의 품평(品評)은 그림과 구성의 정묘함을 비기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작가의 흉금, 기질과 도덕수양을 본다. 사실 각종 예술과 기능은 모두 사람들이 바르고 선하게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사람들이 오직 마음을 닦고 덕을 중시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심령을 정화하고 사상경지를 승화할 수 있어야 늠름한 자태와 신운을 나타낼 수 있고 또한 사람을 이롭게 하고 사람을 구도할 수 있다.
문장발표:2007년 11월 26일
문장분류:천인사이
원문위치:http://www.minghui.org/mh/articles/2007/11/26/167227p.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