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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비의 시로 본 지극히 진실하고 선한 충(忠)의 경지 (4)

글/ 밍신(明心)

[밍후이왕] 천백 년간 중화의 자손들은 대대로 남송 시대 악비(岳飛)의 ‘정충보국(精忠報國)’ 사적(事蹟)을 전하며 칭송하고 우러러보았다. 악비가 금나라와 맞서 적을 섬멸하고 여러 차례 출중한 전공을 세우며 중원을 보위한 것은 사람들 귀에 익숙하고 또 상세하다. 희곡부터 평전까지, 소설부터 영화까지 서로 다른 시대에 각양각색의 표현 형식이 있었다.

‘시로 그 뜻을 말하는 것’은 중국의 오래된 전통이다. ‘악무목집(岳武穆集)’, ‘전송사(全宋詞)’에는 악비가 남긴 일부 시문을 수록했다. 이런 시(詩), 사(詞), 상소문, 기록 등 통해 시인이 표현하는 심지와 백성의 마음을 담아내는 초연한 포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

(전문에 이어)

[소흥(紹興) 5년](1135년)

‘등지주취미정시(登池州翠微亭詩)’

經年塵土滿征衣, 特特尋芳上翠微.
해를 보내며 먼지와 흙 가득한 군복 입고 특별히 취미정(翠微亭)에 오르니 아름다운 경치 찾았구나

好水好山看未足, 馬蹄催趁明月歸.
빼어난 산수 아직 구경 못 했는데 말발굽이 밝은 달빛 따라 돌아가자 재촉하는구나

여러 해 전쟁을 치렀던 장군의 전포(戰袍)는 온통 먼지투성이였다. 잠시 쉬는 사이 특별히 취미정(翠微亭)에 올라 산천의 경치를 바라보니 아름다운 강산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이 빼어났다. 하지만 갑자기 말발굽 소리 들리고 군마가 울부짖으니 장군은 휘영청 밝은 달빛을 따라 바쁘게 떠난다.

악비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시간을 금처럼 아꼈다. 어떤 시간도 낭비하려 하지 않았고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았으며 안일한 마음이 없었다. 그는 일찍이 “세월은 한가로움을 따라 지나가고, 공명(功名)은 게으름 중에서 구하지 못한다(日月卻從閒裏過, 功名不向懶中求)”라는 대련을 쓴 적이 있고 ‘만강홍’에서는 “어느 때 한가했던가, 젊었던 머리카락 백발 됐으니 공허하고 슬프고 애절하구나(莫等閒, 白了少年頭, 空悲切)”라고 썼다.

장군 오계(吳階)는 일찍이 엽전 2천 관(貫) 거금을 들여 한 선비 집안의 딸을 사서 악비에게 보냈다. 악비는 병풍으로 가리고 물었다. “우리 집안 사람들은 모두 다 무명옷을 입고 거친 음식을 먹는데 동고동락할 수 있다면 있어도 좋소. 그렇지 않으면 난 당신을 붙잡지 않겠소.” 여자가 듣고 은근히 비웃으며 그런 생활을 원치 않는다고 하자 악비는 그녀를 돌려보냈다. 부하 장수가 오계의 체면을 상하게 하지 말라고 간언했으나 악비는 말했다. “지금 나라의 치욕을 아직 씻지 못했는데 대장으로서 어찌 안일하게 즐거움을 취하겠는가?” 이후 오계는 알고 악비를 더욱 존경했다.

악비는 ‘문신이 재물을 좋아하지 않고 무신이 죽음을 아끼지 않으면 천하가 태평할 것이다(文臣不愛錢, 武臣不惜死, 天下平矣)’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른바 대도(大道)는 지극히 간단하고 쉽다. 이처럼 진정한 이치는 간단명료하지만 진정으로 실천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하게 초심을 유지해야만 그런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계속)

 

원문발표: 2022년 7월 20일
문장분류: 문화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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