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색 이론의 한계
글/ 아르노 H.
[밍후이왕] (전편에 이어)
미술사를 통틀어 오늘날 유행하는 색채 이론은 고대의 색채 이론과 사뭇 다르다. 미술계에 나도는 대단히 유명한 한마디 말이 있다. “빨강, 노랑, 파랑 세 가지 색을 섞으면 모든 색을 만들 수 있다.” 심지어 초등학교에서도 이렇게 가르친다. 필자가 보기에 이런 주장에는 역사적 원인이 있을지라도, 명백한 오류다. 정말 그렇다면 전 세계의 모든 안료 공장은 이 3가지 색깔만 생산하면 되는데, 이미 많은 색상이 있는데도 왜 여전히 새로운 안료를 끊임없이 개발하는 걸까?
이 주장이 엄밀한 추궁을 견뎌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색채 이론에서 극단적으로 발전했다. 이 문제는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계몽주의(Enlightenment)가 과학적 사고를 촉진하는 상황에서 (계몽주의에 대해서는 ‘르네상스 이후 200년간의 미술에 대한 해석’이라는 글에 관련 설명이 있다). 색채학은 갈수록 숫자와 과학기술을 추구하는 추세로 발전되었다. 18세기의 일부 학자들, 예를 들어 독일의 판화가 제이콥 크리스토프 레 블론(Jacob Christoph Le Blon), 수학자 토비아스 마이어(Tobias Mayer), 영국 곤충학자 겸 제판공 모세스 해리스(Moses Harris) 등의 사람이 잇따른 실험과 수학, 과학 영역의 연구를 결합해 이전 사람의 경험을 바탕으로 빨강, 노랑, 파랑 세 가지 기초 색을 조합해 다른 색을 만들어 낸다는 근대 색채 이론 체계를 건립했다. 이 이론은 미술계에 성공적인 영향을 미쳤고, 점점 미술계 내에서 색채의 원리로 자리를 잡았다.
빨강, 노랑, 파랑 삼색을 섞으면 확실히 수많은 다른 색을 만들 수 있다. 빨강과 노랑을 합하면 주황색, 파랑과 노랑을 합하면 초록색, 빨강과 파랑을 합하면 자주색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 등등이 교과서에도 나와 있다.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은 이 세 가지 색깔로 다른 모든 색깔을 만들 수 있다는 오해를 한다.
그러나 전문적으로 훈련된 미술 종사자나 선천적으로 색상에 민감한 사람이 주의 깊게 관찰하면 발견할 수 있다. 빨간색 안료와 노란색 안료를 혼합해 얻는 색상은 엄밀히 말하면 회색빛이 도는 주황색이고, 파란색에 노란색을 혼합해 만든 색은 사실 회색빛 도는 녹색이며, 빨간색과 파란색을 혼합해 얻는 색은 사실상 자회색(紫灰色)이다. 사람들이 상점에서 구매하는 퓨어 오렌지, 퓨어 그린, 퓨어 퍼플의 채도는 혼합해 만든 색상보다 최소 1~2단계 더 높다.
바꾸어 말하면 빨강, 노랑, 파랑과 동일한 채도의 주황, 초록, 보라는 섞어서 만들어 낼 수 없으며, 이것이 이 이론의 적용에 가장 명백한 허점이다. 이른바 ‘빨강, 노랑, 파랑 삼원색’ 체계는 현실적으로 순수한 주황, 초록, 보라를 포함한 기본색의 영역을 전혀 커버할 수 없다. 그래서 이후 역사적으로 적지 않은 학자가 이를 완곡하게 비판했고 전문가들도 잇달아 새로운 색채학 이론을 발표했다. 프랑스의 미술가 비베르(Jean-Georges Vibert)도 1891년에 출판한 그의 책에서 이 문제를 겨냥해 ‘삼원색으로 다른 모든 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라는 것이 ‘오류(Une erreur)’라고 밝혔다.
역사가 오늘에 이르러 이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새로 나온 ‘마젠타, 옐로우, 시안’이라는 색의 삼원색이 기존의 ‘빨강, 노랑, 파랑’을 성공적으로 뒤집었지만, 완전한 체계를 형성하지 못했다. 그 이론적 구조를 회화에 적용할 수 없고, 심지어 여전히 이전의 ‘빨강, 노랑, 파랑’ 판본에 밀리고 있다. 교과서에 대대적으로 반영되고 있지만, 적용하기에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기본 색상의 선택은 사실 사람들이 처한 시대의 기술에 의해 결정되므로 원색의 개념이 반드시 3개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재 빨강, 노랑, 파랑, 초록의 4가지 색을 기본색으로 하는 디스플레이가 개발되어 나왔고, 화면의 다양한 색은 이 4가지 색의 빛이 다른 비율로 혼합되어 만들어진다. 따라서 해당 기술 분야에서는 3원색 빛이 4원색 빛으로 바뀌었고, 그 기술을 ‘4원색 기술’이라고 부른다. 향후 5원색, 6원색 등의 기술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업계에서는 아예 이를 ‘다원색 디스플레이 기술(Multi-primary color display, Multi-primary color display)’로 통칭한다.
사실 시야를 한번 넓혀보면, 고대로부터 학술계에 하나의 목소리만 있었던 적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두가 알고 있듯이 다빈치(Leonardo da Vinci)는 회화에 대해 많은 견식을 가졌고, 색채와 관련해 6원색 이론을 제시했다. 당시 사람들이 오늘날의 ‘원색’이라는 용어를 일률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그는 당시 미술계의 관습에 따라 ‘간단한 색’을 사용하여 흰색, 노란색, 녹색, 파란색, 빨간색, 검은색의 여섯 가지 기본색을 묘사했다.
학계에서 삼원색 이론이 확립된 후, 연구자들이 모두 실증과학의 틀에 갇혔지만, 그런데도 일부 학자들은 여전히 이 이론에 동의하지 않았다. 다빈치에게서 영감을 받은 19세기 프로이센의 생리학자 에발드 헤링(Ewald Hering, 1834~1918)은 많은 연구 끝에 시각 시스템의 작용이 색깔의 대립 메커니즘에 기반을 두고 있고, 세 가지 조합의 대립 색상에 대한 민감도 차이를 통해 색깔을 감지하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빨강과 초록의 대립, 노랑과 파랑의 대립, 흰색과 검은색의 대립이다. 따라서 인간의 눈에는 기초 색이 3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이론은 많은 전문가에 의해 검증되었고, 점차 3원색 이론과 대등한 색채 이론의 주류 중 하나가 되었으며, 현대의 ‘자연색 체계(Natural Color System)’와 ‘시엘랍 색 공간(CIELAB color space)’의 기초가 되었다. 그중 빨강, 노랑, 파랑, 초록(때에 따라 흰색과 검은색이 더해짐)이 원색으로 확립되었다.
(계속)
원문발표: 2021년 10월 15일
문장분류: 문화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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