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회] 光州 眞․善․忍 畵展 後記
光州 眞善忍 畵展이 2009년 3월 12일부터 18일까지 광주지하철 금남로4가역 메트로갤러리에서 열렸다. 여기 메트로갤러리는 이름 그대로 지하철 역사에 있고, 금남지하상가와 연결되어 있어서 평소 왕래하는 사람이 많아 관람객 유치에 큰 장점이 있다.
지난 2004년에도 바로 이 메트로갤러리에서 진선인미술전을 개최한바 있는데, 다시 이 장소가 진선인 화전 장소로 선택된 것을 보면 뭔가 특별한 인연이라도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전시회를 알리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시청이나 구청 지방의회 등 정부 기관, 각급 학교의 미술 담당교사,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보내고 기자를 만나고, 화가, 미술학원……을 직접 찾아다니고, 메일과 우편물을 발송하고, 쉴새없이 전화를 걸고, 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누어 주고, 포스터를 붙이는 작업 등 어느 한 가지도 쉬운 것은 없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모두 나서 홍보를 마치고 11일 오후 3시, 작품 설치에 들어갔다. 번호대로 작품들의 위치를 정해 놓고 커버를 열었다. 작품이 모습을 드러내자 익히 보아왔음에도 훅, 강렬한 파동이 밀려왔다. 작품을 들어 올려 좌우 간격 맞춰 고리에 걸고 높이와 수평을 맞추는 설치과정 내내 강력한 에너지가 온몸을 휘감고 돌아 땀으로 솟았다. 이전에도 여러 번 해본 일이어서 별 어려움은 없었다. 또한 대구와 김해에서 여러 동수님들이 와서 도와주었기 때문에 일사천리로 진행, 오후 7시 30분쯤 마무리를 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작품들에 대한 조명이었다. 미술관 측이 절전 차원에서 기존 실내조명 외에 작품 조명등(spotlight) 수를 대폭 줄여버린 것이다. 작품을 걸어놓고 부분조명이 있을 때와 없을 때가 천양지차여서 미술관 측에 거듭 말해 보았으나 기본 방침이 그렇다는 데야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몇몇 작품 외에는 조명을 할 수가 없었다.
두 번째 전시회라선지 작품에 대한 우리들 자신의 인식과 감수도 전과는 확연히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에 따라 한층 더 익숙하고 자신 있게 전시장을 찾아온 세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전시장을 찾아온 세인들에게 차례차례 모든 작품을 설명해 나가면서 법리를 드러내기보다는 더욱 유기적이고 합리적으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춤으로써 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하루 이틀 시간이 흘러갔다. 그런데 우리가 사전에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며 홍보했던 사람들은 많이 오지 않고(어떤 누락이 있었을까), 오히려 지나가다 들르는 사람들이 더욱 많았다. 그들의 발걸음이 우연한 것은 아니겠지만, 오히려 그런 사람들일수록 그림을 관심 있게 보고 설명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작품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것 또한 훨씬 긍정적이어서 중공의 만행에 분노하고 희생자들을 안타까워하는 것이었다.
닷새째, 아침 일찌감치 나이 드신 한 분이 전시장으로 들어섰다. 곧바로 설명에 들어갔다. 안내문을 읽어보고 나서 불상 앞에 섰다. 마치 감전이라도 된 듯, 눈을 떼지 못하고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이어서 주불강림, 서약으로 발을 옮겨 몇 마디 설명해 나가자 그림을 찬찬히 보던 이 분, “이런 그림은 신이 아닌, 사람으로서는 그리기 어려운 내용인 것 같다.”라고 하시는 게 아닌가. 정신이 번쩍 나서 더욱 열심히 설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분은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끝까지, 내내 귀 기울여 들어주었다.
아마도 전반적인 형세의 변화인 듯, 세인들은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사람들의 표현은 달랐지만, 그 내용은 하나같이 진상에 분노하는 것이었다.
“이런 나쁜 ×들……, 사람으로서 어찌 이럴 수가,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단 말인가……, 이런 사실을 이제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공산당이 나쁜 줄은 알았지만, 이토록 악독한 줄은 몰랐네.”
방명록에 남긴 몇몇 분의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중국 내에 이런 천인공노할 박해가 있다는 것을 처음 듣고 가슴이 미어질 것 같다.” -조준형님
“파룬궁에 대한 말을 듣고 수련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옥남 님
“파룬궁에 대한 탄압이 하루속히 끝나기를 기원하면서 참다운 중국의 인권이 바로서기를 바랍니다.” -김광식 님
“작품들을 보면서 광주민주화운동 탄압이 생각났습니다.” -설남용 님
“정말 뜻 깊었고 너무 좋은 그림들이 많아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뜻 널리 알리시길 바라겠습니다.” -김민지 님
“중국의 참상을 오늘에야 알고 침통한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위로하며 좋은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김형태 님
“참 좋은 걸 듣고 보고 갑니다. 와서 보길 잘했네요.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는 것에 대해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참 감동적이에요.” -이미선 님.
“중국에서 그런 탄압이 있었는지 몰랐네요. 진, 선, 인 기억하겠습니다. 해설 감사합니다.” -정형근 님.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휙 지나갔다. 더욱 많은 세인들에게 진상을 알리지 못함이 아쉬웠다.
2009. 4.
광주 수련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