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회] 남원 眞·善·忍 미술전 후기
남원 미술전과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동수들의 도움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차로 1시간에서 3-4시간씩 걸리는 거리를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서 홍보에서부터 미술전 설치, 안내까지 해주셨습니다. 남원 미술전은 전국 동수들이 함께 했던 미술전이고 동수들의 정체가 없었다면 진행 자체가 불가능한 미술전이었습니다.
남원 미술전에 대해선 두 가지를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경험이 없는 저희가 단 하루 안에 홍보를 했던 경험, 그리고 매체 보도에 관한 것입니다.
남원은 전주에서 차로 1시간 거리였는데 오랫동안 나오지 못한 동수 한 명 밖에 없는 지역입니다. 전주(정읍 포함)에서도 실제적으로 뛰는 수련생은 나를 포함해 4명에 불과했고, 다들 직장에 사업에 시간도 여의치 않은 분들이었습니다. 주말에는 광주지역 동수들이 몇 주전부터 와서 전단지를 돌리고 포스터를 붙이는 작업을 해줬습니다. 문제는 VIP 초청이나 단체 방문은 평일에 해야 하는데, 미술전에 앞서 저와 다른 동수, 두 명이 단 하루 시간이 난 것입니다.
둘 다 미술전 홍보는 커녕 미술전 준비조차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 동수와 아침 일찍 남원으로 가는데 막막할 뿐이었습니다. 저는 서울서 전주로 내려왔고, 그 동수도 전남 완도에서 수련하다 불과 몇 개월 전에 전주로 왔는데, 둘 다 이 지역 길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일념은 있었으나 그 외에는 미술전 까페에서 내려받은 여러 홍보물과 초청장 뿐이었습니다.
먼저 대관담당자를 찾아갔습니다. 대관 담당자가 미술전이 열릴 예술회관 2층에 전북미술인협회의 남원지부가 있다고 알려줬습니다. 남원지부라는 사무실을 찾아가서 우리 미술전에 대해 알리자, 남원지부 담당자 핸드폰번호를 주면서 한 여고 미술선생님이라며 그 분을 찾아가 보라고 하는 겁니다. 전화번호를 받자 바로 연락드렸더니 어느 학교 미술실로 찾아 오라고 했습니다.
남원 길이 익숙하지 않았고, 네비게이터도 없었는데도 대충 설명을 듣고 이쪽일 것이다 싶어 찾아 갔는데, 학교도 미술실도 쉽게 찾아지는 겁니다. 그 담당자께 말씀을 드리니 회원들 주소는 주지 않고 대신 자기가 직접 문자를 넣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 기억에 우리가 딱히 어디를 찾아가야 할지 물어본 것도 아닌데, 교육청에 가서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달라고 부탁해 보라고 충고해 주시는 겁니다.
그 학교에서 나와 바로 교육청을 찾아가 담당 장학사를 만났습니다. 장학사는 우리 설명을 듣더니 바로 ‘종교냐?’고 묻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니다고 하고 이 부분 진상을 간단히 하자 저희보고 어디서 나왔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저는 그 때 전 전주에서 파룬궁을 수련한다고 대답했는데, 별 반응이 없더니 자기네가 점심시간이 다 됐다며 결정하고 전화 준다며 별로 좋지 않은 상태로 헤어졌습니다. (나중에 이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해 봤는데, 바로 대답할 필요없이 내가 어떤 계기로 이 일을 하게 됐는지 등등 이 질문을 좀 더 깊은 진상 기회로 삼아야 하지 않았는가 생각이 듭니다)
장학사 태도에 순간 소침해졌지만 점심을 먹고 이젠 시청을 향했습니다. 시장은 외출중이라 만나지 못 했으나 시의장과는 차를 같이하며 조금 길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저나 다른 동수나 둘다 대면 진상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 부속실 찾아가서 설명하는 것도 그렇게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하자’는 생각을 갖고 시청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전단지(내용은 초청장)를 줬고, 직급이 좀 높아 보이면 바로 성함을 여쭙고 해서 준비해간 초청장을 드렸습니다.
이제 시청은 다 됐다 싶어서 나오는데 시청 게시판에 우리 포스터가 없는 걸 보고 민 원실로 찾아갔습니다. 민원실에선 행정 홍보용외는 안 된다고 하자 그럼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안내 데스크 사람이 민원실 과장님을 찾아가 보라고 했습니다. 과장님께 초청장을 드리고 설명을 했으나 역시 안 된다는 같은 대답을 들었습니다. 대신 전단지를 민원실 한 켠에 놓을 수 있게 해줬고 그러면서 전산 홍보실을 찾아가 누구를 찾으면 시청 출입기자 명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전산홍보실 담당자는 흔쾌히 저희에게 전 출입기자의 명단,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가 정리된 자료를 줬고, 그러면서 남원 가로수라는 지역지가 있는데 거기서 문화행사는 무료로 광고를 해준다고 알려주는 겁니다. 바로 가로수를 찾아가 사장님께 초대장과 준비해간 보도자료를 드리면서 미술전에 대해 소개를 하자 적당한 기간에 광고를 실어주겠다고 약속하시는 겁니다.
나도 그 동수도 너무 늦기 전에 바로 전주로 넘어와야 했는데 오는 길에 서남대라는 그 지역의 유일한 4년제 대학 앞에서 신호에 걸렸습니다. 서남대엔 포스터도 많이 붙였고 다른 수련생이 미술 관련학과 교수들에게 초청장도 발송한 상태였으나, 직접 교수들을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바로 학교로 들어갔습니다. 그 날 따라 거의 모든 연구실에 교수님들이 계셨고, 11월이라 더운 날도 아니었는데 연구실 문이 대부분 열려 있어 주저할 필요도 없이 간단히 노크하고 바로 들어가서 교수님들께 설명을 하며 학생들에게도 알려 달라고 부탁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 일을 모두 끝내니 오후 3시30분 밖에 안 됐습니다. 저와 수련생은 서로 얼굴을 보며 놀랄뿐이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을 학교와 유치원에 보내고 바로 남원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정도였는데, 그 다섯 시간 남짓 동안 어떤 계획도 없었는데 마치 우리가 치밀하게 계획한 것처럼 모두 것이 물 흐르듯 순조롭게 진행됐던 겁니다. 저희는 이 모든 것이 사부님께서 새롭게 이 한걸음을 디딘 저희를 위한 격려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정말 많이 부족했지만 저희는 이 정도 해낼 수 있을 거라 기대를 못했습니다).
매체 보도자료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남원 보도자료도 기존에 동수들이 사용한 것과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능한 기자들이 그대로 기사화 할 수 있게 손을 댔고, 또 제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은 기존 한글과 영문 자료를 뒤져가며 다시 확인을 했습니다. 내가 쓴 글이건 다른 수련생이 기존에 작성한 글이건 상관없이 한 문장 한 문장 제가 확신이 설 때까지 사실 확인을 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미흡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인력도 시간도 없는데 기존 보도자료를 그대로 써야지 하는 유혹을 뿌리치고 제 능력 범위 안에서 글을 고쳤습니다. 보도자료는 미술전 시작 일주일 전에 한 번, 그리고 개막 하루 전에 다시 보냈는데(개막 이틀 전에 보내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개막 당일 기자들이 이런 저런 요청을 해 와서 일처리가 힘들었습니다) 다른 수련생이 모든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자료 내용 확인해 달라고 연락을 했습니다.
수련생이 직접 연락하자 전에 메일로만 보낼 때는 아무 반응이 없다가 미술전 개막날 전북 지역 주요 일간 두 군데에 기사가 났고, 전북 케이블방송에서도 기자와 카메라맨이 와서 촬영을 해갔습니다.
남원 미술전은 다른 지역에 비해 관람객수 면에서 꼭 성공한 미술전이라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 미술전을 계기로 비록 다섯 손가락 밖에 안 되는 적은 수이지만 우리가 생각을 모으고 힘을 모으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함께 해준 동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우리의 부족에도 함께 해주신 사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전주수련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