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법회 참가후기2―내 곁에 계시는 사부님!
글 / 한국 수련생
2004년 7월 22일(미국시간) 워싱턴에 도착하여 23일부터 7.20 5주기 행사에 참여한다.
뙤약볕 아래서도 세계 도처에서 모여든 수련생들은 시가지를 길게 늘어선 채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 앞까지 도열하여 만리장성을 쌓고 파룬궁 탄압을 중지할 것과 이에 항의하는 메시지를 보낸다.
정오부터 6시까지 6시간 동안 플래카드, 피켓을 들고 묵묵히 서서 항의의 뜻을 전한다. 또 이날 밤에는 링컨 기념관 광장에서 촛불을 켜들고 고통 속에서도 법을 수호하며 명을 달리한 수련생들을 추모한다. 숙연한 침묵이 흐른다. 낮에 불과 6시간의 만리장성 쌓기 시위도 제대로 견디지 못하고 30분 정도나 해찰로 시간을 보내고 끝 무렵에는 서 있으면서도 졸음을 이기지 못해 꾸벅꾸벅 졸았던 자신이 정말 부끄럽다.
24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발정념하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다. 곧 법회장으로 출발한다. 모르는 길을 마냥 따라간다. 걷고 전철을 타고 어딘가에 도착한다. 수많은 의자가 가득 놓여 있다. 그 한 자리에 조용히 앉아 있다. 물론 내 옆에는 수천 명의 동수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내가 여기에 왜 왔을까? 갑작스런 의문이 든다. 혹 무엇인가를 구하는 마음은 없는가……? 그렇다. 사부님의 힘을 빌어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아 보려는 나약함이 배어 있다. 죄송스럽고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이런 마음을 지워야지 결심한다. 곧 지워진 듯하다.
오시나 안 오시나 그래도 역시 그저 궁금할 뿐이다. 얼마나 이렇게 보냈을까. 잘 알아듣지 못할 말들이 흘러나오지만 곧 사부님이 등단하고 계심을 알리는 방송임을 낌새로 금방 알아차린다. 모두 일어서서 박수를 보낸다. 전율을 느낀다. 하지만 매우 상서로운 기운이다.
이윽고 사부님께서 환호에 손짓으로 답하시며 말씀을 하신다. 불행히도 나는 알아들을 수 없다. 귀에 꽂은 라디오에서도 사부님의 말씀이 한국말로 전달되어 오지만 수신 상태가 너무나 불량하다. 안타까운 마음에 갑자기 울고 싶어진다. 그러나 곧 생각을 바꿔 똑바로 사부님을 본다. 그렇다. 여기 이곳 말고도 다른 공간에 내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는 분명 알아들을 것이다. 내가 사부님의 말씀을 직접 알아들을 수 없는 것도 낡은 세력의 배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더욱 정신을 차리고 사부님을 똑바로 쳐다 본다.
사부님이 떠나신다. 짧은 시간 머물다 가심이 너무나 아쉽다. 오후에 또 오시겠지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잔뜩 기대해 본다.
오후 시간이다. 이 때쯤 오셔야 하는데……… 아마 못 오시나 보다. 오전 시간에 하신 말씀을 비디오 화면으로 녹화방송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통역음이 제대로 들린다. 이게 무슨 조화인가. 온몸이 어떤 그윽한 상태에 있는 것 같다. 몸이 부풀려지는 것일까…. 아니 졸리는 것인가.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알지 못할 커다란 힘 속에 갇힌 듯한, 아무튼 상서로움 속에 휩싸여 있다. 그렇구나. 저건 비디오 화면 속의 사부님이 아니구나. 사부님은 항상 내 곁에 계시는 구나. 돌아가면 더욱 정진해야지 하고 결심한다. 사부님의 말씀대로 사부님을 직접 뵙지 않고도 잘 할 수 있는 진수제자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