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후이왕] 상고 3대에는 천명관(天命觀)에 대해서 늘 하늘과 천명의 지고무상함을 강조했지만, 왕권과 천명의 관계에 대해서는 고대인들의 인식에 변화가 있었다. 특히 상(商)나라(은나라)가 멸망하고 주(周)나라가 건립되면서 전통적인 천명관에 뚜렷한 변화가 발생했다.
상나라시기에 상제의 천명사상은 기본적으로 천명은 변할 수 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상나라 말기에 이르러 그런 전통적인 천명사상이 변한 흔적이 남아있다. ‘상서(尙書)·서백감려(西伯戡黎)’ 기록에 따르면 상나라 말기에 주왕이 방탕하고 포악해 민원이 들끓었다. 당시 서쪽 변방 국가였던 주(週)씨 부족의 수령인 주 문왕의 통치가 날이 갈수록 강대해지고 세력이 점점 중원 지역으로 뻗어 상나라 정권의 안위를 심각하게 위협했다. 대신 조이(祖伊)는 이를 크게 걱정하며 주왕에게 아뢰었다. “천자이시여, 하늘이 우리 은나라의 명을 거두셨으니… 선왕께서 우리 후세 사람을 돌보지 않으시는 것은 아니오나, 다만 왕께서 풍속을 해치시어 스스로 자멸하시니 하늘이 우리를 버리시고….” 이 뜻인즉, 하늘이 이미 은나라 사람의 천명을 거두었다는 것이며, 이는 우리의 선왕이 우리 후대 사람을 보호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단지 대왕인 당신이 음란하고 나태해 스스로 하늘을 배척했기 때문에 하늘이 비로소 우리를 포기했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주왕은 조이의 말을 듣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반대로 교만하게 공언했다. “어허! 짐의 명은 하늘에 달렸느니라.” 이 대화로 알 수 있는 것은 비록 왕과 신하 두 사람이 모두 왕조의 통치가 천명에 따라 결정됨을 인정했지만, 주왕은 천명이 영원히 자신의 편에 있어서 바뀔 수 없다고 믿었고, 조이는 하늘이 천자의 태도에 따라 통지를 지지할 것인지를 말 것인지 결정한다고 여겼다는 것이다. 이 기록으로 보면 당시 널리 퍼져 있던, 천명은 영원히 보호받는다는 신화에 대해 은나라 때부터 이미 의문을 품었다는 것을 설명한다.
기원전 1046년 초에 주나라 무왕이 군대를 이끌고 장거리 원정에 올라 상나라 주왕을 토벌했다. 서쪽 변방에서 일어선 ‘작은 주나라’는 겨우 1개월 만에 ‘대은상(大殷商)’을 소멸시키고 천하의 주인이 되었다. 그렇게 빨리 승리를 거둔 것은 너무나 대단하고 놀라운 일이었지만, 주의 무왕과 주공(무왕의 동생)은 조금도 도취하지 않았다. ‘사기(史記)’ 기록에 의하면 무왕은 상나라를 멸망시킨 이후 호경(鎬京)으로 돌아왔으나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동생이 주공을 찾아와 왜 잠들지 못하는지 묻자 무왕이 말했다. “짐이 하늘의 보호를 받는 것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어찌 잠을 이룰 수 있겠는가?”
원래 상나라가 천하의 주인으로 만방의 왕조를 통치했기 때문에 주나라 사람에게는 ‘하늘의 도읍 상나라’, ‘큰 은나라’, ‘대국 은나라’였다. 그에 비해 자신들은 ‘우리 작은 주나라’였다. 그러나 싸워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큰 은나라’, ‘하늘의 도읍 상나라’가 목야(牧野)의 일전으로 무너졌으니 ‘작은 주나라’가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만약 천하를 통치하는 것이 확실히 천명이라고 한다면, 은과 주의 교체는 당초 상나라에 있던 천명이 주나라로 넘어왔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천명은 옮겨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만약 이런 도리가 통한다면, 언젠가는 주나라도 천명을 잃게 될 것이고, 따라서 천하가 위험에 빠진다는 뜻이다. 어떻게 하면 그런 액운을 피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천명을 영원히 보전할 수 있을까?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주 왕조의 통치자는 당연히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상이 멸망하고 주가 일어선 후 천명이 옮겨질 수 있는지 없는지, 만약 옮겨질 수 있다면 근거는 또 무엇인지, 왜 어떤 왕조는 천명을 잃고 어떤 왕조는 천명을 얻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천명을 보전할 수 있는지 등 일련의 문제를 둘러싸고 무왕과 주공, 특히 주공은 깊이 반성했고, 하(夏), 상(商)조 멸망의 교훈을 총결산했다. 주왕과 그의 동생은 왕권과 천명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사고와 해석을 하고, 상고 시대의 천명관에 새로운 내포를 주입했다.
원문발표: 2019년 8월 9일
문장분류: 천인지간>문사만담
원문위치: http://www.minghui.org/mh/articles/2019/8/9/39046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