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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 쭤의 우정

[밍후이왕] 6국 시대, 초나라 왕은 유교와 도교를 중시했고, 현자를 중용했다. 소문을 듣고 모여든 사람은 그 수를 따지지 않고 받아들였다. 시창(西羌, 간쑤성) 지스산(積石山)현에 학자가 한 명 있었는데, 성은 쭤(左), 이름은 바이타오(伯桃)였다.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일을 하면서 부지런히 공부해 세상을 구할 재목이 되었다. 당시 그는 나이가 40에 가까웠는데, 여러 제후가 서로를 삼키는 가운데 어진 정치가 드물고 패권에 의지하는 자가 많아 줄곧 공명을 추구하지 않았다. 그는 초왕이 인의를 좋아하며, 널리 현명하고 능력 있는 선비를 구한다는 말을 듣고 책을 싼 행낭을 꾸려 친구와 이웃에 이별을 고하고 초왕을 찾아 나섰다.

쭤바이타오가 구불구불한 길을 걸어 용디(雍地, 현재의 바오지 시)에 도착하니 한겨울이었고, 비바람이 몰아쳤다. 그가 비를 무릅쓰고 하루를 걸으니 옷이 모두 젖어버렸다. 하늘은 이미 어두워져 숙소를 찾기 위해 인근 마을로 향했다. 멀리 대나무 숲 가운데 찢어진 창문에 불빛이 보였고 곧장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자그마한 울타리가 한 칸짜리 초가집을 에워싸고 있었다. 그가 사립문을 가볍게 두드리자 한 사람이 문을 열고 나왔다. 쭤바이타오는 서둘러 예를 갖추었다. “소생은 시창 사람인데, 성은 쭤이고, 이름은 바이타오라 합니다. 초나라로 가는 중에 뜻밖에 비를 만났는데, 여관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룻밤을 재워주시면 내일 아침에 떠날 수 있겠는데, 그래도 되겠는지요?” 그는 말을 듣고서 급히 인사를 하고 집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바이타오가 보니 방 안에는 좁고 낮은 침대 하나만 있었는데, 침대 위에 책이 쌓여 있을 뿐, 다른 물건은 없었다. 그가 학자인 것을 알고는 몸을 더욱 굽혀 절을 했다. 주인이 말했다. “예법은 잠시 미루고 옷부터 불에 말리시고 말씀을 나누시지요.” 그는 먼저 불을 지펴 바이타오의 옷을 말리게 했다. 또 술과 음식을 마련해 바이타오를 대접하는 등 정말 친절하고 정성스럽게 그를 맞았다. 바이타오가 이름을 묻자 그가 말했다. “소생의 성은 양(羊)이고, 이름은 자오줴(角哀)인데,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여기에서 혼자 살았습니다. 책 읽는 것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농사일은 모두 뒷전이 됐습니다. 오늘 운 좋게도 멀리서 오신 현인을 맞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손님을 대접할 것이 없습니다. 부디 너그러운 용서를 바랍니다!” 바이타오가 말했다. “궂은비 속에서 저를 받아주시어 차가운 비에 떨지 않게 하시고, 소중한 양식까지 베풀어 환대해주시니 이 감동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날 밤, 두 사람은 한 자리에 누워 함께 학문을 탐구하며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날이 밝았지만, 바깥에는 여전히 비가 그치지 않았다. 그래서 자오줴는 바이타오를 만류하여 집에 머물게 하고 모든 것을 아낌없이 대접했다. 두 사람은 의형제를 맺었는데, 바이타오가 다섯 살이 많았으므로 자오줴가 예를 올려 그를 형님으로 모셨다. 3일이 지나자 비가 그치고 길이 말랐다. 바이타오가 말했다. “아우님한테는 왕을 보좌할 재능이 있고 경륜이 가득한데, 초야에 묻혀 있으려 하니 실로 너무나 애석하네.” 자오줴가 말했다. “아우가 벼슬길을 피하는 것은 아니고, 어찌하다 보니 적당한 기회가 없었습니다.” 바이타오가 말했다. “지금 초왕이 겸허하게 선비를 구하고 있고, 아우님한테 그런 뜻이 있으니 나와 함께 가지 않겠는가?” 자오줴가 말했다. “형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그래서 노잣돈과 양식을 꾸려 초가집을 버리고 두 사람이 함께 남쪽으로 길을 떠났다.

길을 떠난 지 이틀도 안 되어 다시 장마를 만나 여관에 들어야 했는데, 여비가 떨어지고, 마른 양식 한 자루밖에 남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것을 교대로 등에 짊어지며 비를 무릅쓰고 걸었다. 비는 계속 멈추지 않았는데 폭풍까지 휘몰아쳤고, 온 하늘이 함박눈으로 뒤덮였다. 정말 버들강아지가 쉴 새 없이 흩날리며, 거위의 깃털이 난무하며, 둥근 하늘이 진지를 휘젓는 듯했고, 동서남북을 분간할 수 없었다. 온 하늘을 가리며 푸르고 누르며 붉고 검은 색으로 바뀌었다. 매화를 찾는 시객에게는 신나는 일이었지만, 길 위의 행인에게는 넋이 나갈 일이었다. 두 사람이 치양(岐陽)을 지나 량산(梁山)에 들어서 나무꾼에게 길을 물으니 모두 같은 말을 했다. “여기서부터 백여 리 안에는 인가가 없고, 황량한 산과 광야에다 이리와 호랑이가 무리를 이루고 있으니 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바이타오가 자오줴에게 물었다. “아우님의 뜻은 어떠한가?” 자오줴가 말했다. “자고로 생사는 명에 달렸습니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앞으로 가야만 생을 마칠 때 후회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또 하루를 갔고, 밤에는 옛 무덤 안에서 잤는데, 옷이 얇아 찬바람이 뼛속까지 들어왔다.

다음 날, 눈발이 갈수록 짙어져 산속에 한 자나 쌓였다. 바이타오는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말했다. “내가 보기에 앞으로 백여 리 안에 인가가 없을 텐데, 우리는 마른 양식도 부족하고 옷도 얇네. 만약 한 사람이 간다면 초나라에 갈 수 있겠지만, 두 사람이 함께 간다면 얼어 죽거나, 굶어 죽을 게 틀림없고, 초목과 함께 썩을 텐데, 그러면 무슨 좋은 점이 있겠는가? 내가 옷을 벗어 아우님한테 주면, 아우님이 혼자서 양식을 가지고 온 힘을 다해 갈 수 있네. 나는 사실 걸을 수가 없으니 차라리 여기서 죽는 게 나아. 아우님이 초왕을 만나면 반드시 중용될 테니 그때 다시 와서 내 장례를 치러도 늦지 않네.” 자오줴가 말했다. “어디에 그런 도리가 있습니까?! 우리 두 사람이 비록 한 부모에게서 나지는 않았지만, 의리와 절개는 피보다 무겁습니다. 제가 어떻게 형님을 버리고 혼자 공명을 얻을 생각을 품겠습니까?” 그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고 바이타오를 부축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10리도 안 되어 바이타오가 말했다. “눈보라가 갈수록 심해지는데, 어떻게 갈 수 있겠는가? 잠시 길가에 자리를 찾아 휴식하세나.” 보니 늙은 뽕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눈보라를 피하기에 적당해 보였다. 그 뽕나무 아래에는 겨우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었고, 그래서 자오줴는 바이타오를 부축해 앉혔다. 바이타오는 자오줴에게 부싯돌로 불을 피우고, 마른 나뭇가지를 태워 한기를 막게 했다. 자오줴가 불을 피우고 오니 바이타오는 옷을 모두 벗고 있었다. 자오줴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형님 어찌 이러십니까?” 바이타오가 말했다. “내가 생각해 봤지만, 더 좋은 방법이 없네. 아우님은 절대 자신을 망치지 말고 빨리 이 옷을 입고 양식을 메고 앞으로 가게. 나는 여기에서 죽을 수밖에 없네.” 자오줴는 바이타오를 안고 대성통곡을 하며 말했다. “우리 두 사람은 생사를 같이하는데, 어떻게 헤어질 수가 있겠습니까?” 바이타오가 말했다. “만약 모두 굶어 죽는다면 누가 와서 우리를 고이 묻어주겠는가?” 자오줴가 말했다. “그렇다면 동생이 옷을 벗어 형님께 드려서 형님께서 양식을 메고 가시고, 제가 여기에서 죽기를 바랍니다.” 바이타오가 말했다. “나는 이미 여러 병에 걸렸지만, 아우님은 젊고 건장한 데다 마음에 품은 학문이 나보다 뛰어나네. 만약 초왕을 만난다면 반드시 높은 지위에 오를 걸세. 나는 죽어도 여한이 없네! 아우님은 너무 오래 머물지 말고 빨리 앞으로 가게나.” 자오줴가 말했다. “오늘 형님께서 뽕나무 속에서 아사하시고 동생이 혼자 공명을 구한다면 이건 큰 불의입니다. 저는 이렇게 할 수 없습니다.” 바이타오가 말했다. “내가 지스산을 떠나 아우님 집에서 첫 만남에 의기투합했고, 아우님의 도량이 비범하다는 걸 알았네. 그래서 아우님한테 공명을 얻도록 권하는 걸세. 불행히 비바람에 막힌 건 내 천명이 다한 것이네. 만약 아우님까지 여기에서 죽게 한다면 나는 큰 죄를 짓게 되네.” 그는 말을 마치고 앞의 계곡으로 뛰어들어 자결을 시도했다. 자오줴는 그를 부둥켜안고 통곡을 하면서 옷으로 그를 감싸 다시 뽕나무 아래로 데려왔다. 바이타오는 옷을 풀어헤쳤고, 자오줴가 다시 설득을 했지만, 바이타오는 이미 몸의 색깔이 변하고 사지가 차갑고 말을 하지 못했고, 겨우 손짓으로 자오줴를 빨리 가라고 했다. 자오줴는 생각했다. ‘내가 만약 이곳에 오래 머무르면 마찬가지로 동사할 것이고, 그러면 누가 와서 우리 형님을 장사지내겠는가?’ 그래서 눈 속에서 다시 바이타오에게 절을 하고 울면서 말했다. “불초한 동생이 여기를 떠나지만, 형님께서 저승에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공명을 얻으면 반드시 여기를 찾아와 형님을 정중히 모시겠습니다.” 바이타오는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자오줴는 옷과 마른 양식을 챙겨 울면서 떠났다. 바이타오는 뽕나무 아래에서 목숨을 거두었다.

자오줴는 몸이 얼어붙고 굶주린 채로 초나라에 도착해 여관을 찾아 휴식을 취했다. 다음 날 성안으로 들어가 만난 사람에게 물었다. “초왕께서 현인을 받아들이신다는데, 어디에서 뵐 수 있을까요?” 그가 말했다. “궁문 밖에 영빈관을 세우고 상대부(上大夫) 페이중(裴仲)에게 천하의 인재를 맞게 했지요.” 자오줴가 곧장 영빈관 앞으로 가니 마침 상대부가 수레에서 내리고 있었다. 자오줴는 앞으로 다가가 읍하고 예를 갖추었다. 페이중이 자오줴를 보니 비록 옷은 남루했지만, 기개와 도량이 비범해 황망히 답례하고 물었다. “현자께서는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자오줴가 대답했다. “소생의 성은 양이고, 이름은 자오줴라 하며, 용저우(雍州) 사람입니다. 귀국에서 현인을 받아들인다는 말씀을 듣고 특별히 귀순하러 왔습니다.” 페이중은 자오줴를 영빈관으로 안내해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 영빈관에 머물게 했다.

다음 날, 페이중은 영빈관을 살피다 자오줴의 학문 수준을 알기 위해 질문을 했다. 자오줴는 백 가지 질문에 백 가지 답을 했는데, 막히는 것이 없었다. 페이중은 크게 기뻐하며 초왕에게 고했다. 초왕은 즉시 그를 불러 부국강병책을 물었다. 자오줴가 열 가지 계책을 말했는데, 당시 사회 병폐의 정곡을 찔렀다. 초왕은 크게 기뻐하며 연회를 열어 환대했고, 그를 중대부로 삼고 황금 백 냥과 색 무늬 비단 백 필을 하사했다. 자오줴는 초왕에게 감사를 드리고 대성통곡을 했다. 초왕이 깜짝 놀라 물었다. “경은 어째서 이렇게 통곡을 하시오?” 자오줴는 쭤바이타오가 옷과 양식을 준 일을 자세히 초왕에게 고했다. 초왕은 이야기를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대신들도 애석해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초왕이 말했다. “경은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오?” 자오줴가 말했다. “바라건대, 신은 휴가를 청하옵니다. 외지에서 바이타오를 고이 장사지낸 후에 다시 와서 대왕을 섬기겠나이다.” 초왕은 그래서 바이타오에게 중대부 시호를 내리고 장례비를 넉넉하게 하사했으며, 사람들에게 수레와 말을 끌고 자오줴를 따라가게 했다.

자오줴는 초왕에게 감사를 표하고 량산으로 가서 일전의 오랜 뽕나무를 찾았다. 바이타오의 시신은 그대로 있었는데, 안색이 생전과 같았다. 자오줴는 그래서 절을 하고 다시 울었다. 그는 주위에서 동향의 노인들을 소집해 앞에는 큰 계곡, 뒤에는 높은 절벽이 있고 좌우로는 여러 봉우리가 둘러싼 풍수 명당을 찾아냈다. 바이타오의 시신은 향수로 씻어 중대부의 의관을 입히고, 관을 안과 밖 이중으로 짜서 묘에 안치하고, 사방으로 담을 두르고 나무를 심었다. 무덤에서 삼십 보 떨어진 곳에는 사당을 세우고 바이타오의 조각상을 넣었고, 아름답게 조각한 돌기둥을 세우면서 현판을 만들어 넣고, 담 쪽에는 기와집을 짓고 사람이 지키게 했다. 모든 것을 마치고 사당에서 제사를 올릴 때 비통한 울음소리는 사람들을 감동하게 했다. 동향의 노인들과 따르는 사람 등,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양, 쭤 두 사람은 원래 서로를 모르다가 우연히 만나 의기투합해 의형제를 맺었고, 나중에 위험이 닥쳤을 때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이 죽고 상대방이 살기를 바랐다. 그 호탕한 의기는 천지가 감동하게 했다. 후세 사람은 ‘양좌지교(羊左之交)’라는 말로 생사의 고난을 겪은 친구를 표현했다. 이런 이야기는 중국의 옛 서적에 아주 많이 기술되어 있다.

고전 출처:

한나라 유향(劉向)의 ‘열사전(列士傳)’: “6국 시기에 친구인 양자오줴와 쭤바이타오가 초왕이 현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벼슬을 하러 가다가 량산에 이르러 눈이 내리고 양식이 떨어져 모두 갈 수 없게 되자, 곧 두 사람의 양식을 자오줴가 지니게 되었다. 자오줴가 초나라에 도착하니 초나라가 그를 대부로 임명했고, 나중에 바이타오를 거두어 장사지냈다.”

명나라 핑멍룽(馮夢龍)의 ‘유세명언(喻世明言)’ 제7권 ‘양자오줴의 목숨까지 버린 우정’

 

원문발표: 2019년 6월 6일
문장분류: 천인사이
원문위치: http://big5.minghui.org/mh/articles/2019/6/6/38834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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