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조(明朝) 때, 진세은(陳世恩)이라 부르는 사람이 있었는데, 신종(神宗)황제 만역(萬歷) 연간에 진사다. 진세은의 큰 형은 거자[擧子-명청(明淸)시대 때 향시(響試)에 합격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나 그의 작은 남동생은 빈둥거리며 게으름만 부리고 늘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돌아오면서 밖에서 하루종일 빈둥거렸다.
처음에 진세은의 큰 형은 이 셋째 남동생에 대해 여러 차례 타이르며 도리를 이야기 해주었으나 셋째 동생은 듣지 않고 예전 그대로 행동했다. 진세은은 눈에 새겨 두고 큰 형과 말했다. “큰 형, 보아하니 형의 이런 방법은 그다지 뚜렷한 효과가 없어요. 말을 많이 하거나 가볍게 하거나 혹은 심하게 하면 도리어 형제 사이의 의를 상하게 돼요. 내가 시험적으로 해보지요.” 그래서 이날 밤에 진세은은 직접 대문 밖에서 지키며 동생이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기다렸다. 동생이 매우 늦게 돌아와서도 그는 한마디 책망하거나 질책하지 않았다. 오히려 문을 열고 동생을 집안으로 따뜻하게 맞이해주었다. 그리고 동생에게 춥지는 않느냐, 배고프지는 않느냐 하면서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며 형제 사이에 진실하게 걱정하고 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며칠 밤이 지나자, 셋째 동생은 뼈저리게 후회하며 다시는 밖에 나가 빈둥거리거나 저녁에 늦게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문장발표: 2011년 01월 14일
문장분류: 고금담론> 주보 197호
원문위치: http://zhoubao.minghui.org/mh/haizb/197/A05/810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