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청언
【밍후이왕】 옛날 장주(長洲)에 글재주가 뛰어난 수재(秀才 우리나라의 생원에 해당)가 한명 있었다. 어느 날 친구 집에 가서 문장을 토론하다 ‘지자요수(知者樂水)’란 제목으로 한편의 문장을 썼는데 매우 만족스러웠고 친구들의 칭찬을 들었다. 수재는 기쁨에 넘쳐 술에 취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앉은 자세로 잠시 망상에 잠겼다. “내가 과거에 급제하면 옆집의 예쁜 아경(阿庚)을 첩으로 삼아야지. 그녀에게 예쁜 집을 지어주고, 아름답고 화려한 옷을 입히며….” 이렇게 망상에 잠긴 채 어느덧 삼경(三更 자시)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어리석은 꿈에 빠져 있었다. 그의 아내가 빨리 자라고 재촉하자 수재는 아내의 얼굴에 찻물을 뿜으며 욕을 했다. “이 식초 항아리야!(역주: 식초는 질투를 뜻한다.)”
같은 마을에 다른 사람을 위해 글을 베껴 쓰는 사람(傭書人)이 있었는데 어느 날 밤 꿈을 꾸었다. 꿈에 한 신인(神人)이 세인들의 선악(善惡)응보를 기록한 책을 보았다. 거기에는 앞에서 언급한 망상에 빠진 수재에 관한 일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었다.
“비록 망상에 불과하지만 그에게 이런 마음이 있으니 만약 그를 과거에 급제하게 하면 정말 이렇게 할 것이다. 때문에 정월 17일 송릉역(松陵驛)에서 하룻동안 추위와 굶주림에 처하게 한다.”
그는 꿈에서 깬 후 이 일을 기록하고는 다음날 일부러 수재의 집을 찾아가 보았다. 가보니 수재는 마침 의관을 차려 입고 친가의 요청으로 서산(西山)에 매화를 보러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는 길에 수재가 탄 배가 나루터를 지날 때의 일이다. 뜻밖에도 그가 탄 배가 순강사자(巡江使者 역주: 지금의 수상경찰에 해당)의 배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결과 수재가 탄 배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관아에 붙잡혀갔다. 다행히 수재는 푸른색 선비복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체포되진 않았지만 뱃머리에 묶인 채 오강(吳江)으로 향했다. 결국 송릉역에 도착한 후에야 비로소 석방되었고 하마터면 추위와 굶주림에 죽을 뻔 했다. 이는 바로 글을 베껴 쓰는 사람이 꿈에 본 것과 일치했다.
사실 사람이 만약 음란하고 호색한 일을 저지른다면 덕을 크게 손상하는 것으로 자신의 앞길을 스스로 망치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수재는 단지 교만하고 색을 탐하는 망상을 했을 뿐이지만 오히려 하늘의 징벌을 받았다. 이를 통해 보자면 사람의 일사일념(一思一念)에는 모두 선과 악의 구별이 있으며 하늘은 이를 똑똑히 보고 있다. 시시각각 자신의 일사일념을 바로 잡을 수 있으려면 몸을 닦고 도를 닦는 사람이 큰 공을 들여야 한다.
(English Translation: http://www.clearwisdom.net/emh/articles/2007/3/21/83735p.html)
문장발표 : 2007년 3월 14일
문장분류 : 천인사이>문사만담
문장위치 : http://www.minghui.org/mh/articles/2007/3/14/150714p.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