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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문화】 직책상 어쩔 수 없이 한 잘못도 징벌을 피할 순 없다

글/청언(淸言)

【명혜망 2006년 12월 11일】 청나라 때 장온휘(張蘊輝)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의 형인 장지강(張芝岡)은 건륭(乾隆) 신축(辛丑)년에 과거에 급제했지만 장온휘는 학업(學業)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이에 과거를 포기하고 전곡사야(錢穀師爺 역주: 식량과 돈의 회계를 관리하는 하급 관직)가 될 길을 찾았다. 그러다 호남(湖南) 장주부(長州府) 노계현(瀘溪縣)의 지현(知縣)으로 있던 황병규(黃炳奎)의 초빙을 받아 노계현의 전곡사야가 되었다.

가경(嘉慶) 원년인 1796년, 묘(苗)족 출신 도적들이 각지에서 소란을 일으키자 지방관들이 서로 공을 세우기 위해 닥치는 대로 묘족 사람들을 붙잡아 시비곡직(是非曲直)을 가리지 않고 모두 죽여 버렸다.

한번은 지현인 황병규가 장유(張有) 등 7, 8명의 묘족을 붙잡아 이들에 대한 심리를 준비했다. 마침 형사(刑事)를 주관하는 형명사야(刑名師爺)가 다른 일로 외지에 출장을 나가 있어 장온휘가 대신 사건을 맡게 되었다. 심리과정 중에 이들이 억울한 누명을 썼음을 알게 된 장온휘가 지현에게 억울한 살인을 하지 말라고 힘써 권고해 보았지만 공을 세우는데 눈이 먼 황병규는 끝까지 고집을 피우며 따르지 않았다. 결국 이들은 나중에 모두 사형에 처해졌다.

그 후 1년이 지나 묘족의 소란 사건이 진정되자 황병규가 갑자기 사망했다. 이때 그의 나이는 불과 30도 되지 않았다.

가경 19년 가을 어느 날 장온휘가 양주(揚州)에 볼일이 있어 어느 여관에 투숙했을 때의 일이다. 밤에 꿈을 꾸는데 갑자기 두 사람의 사자가 나타나 그를 끌고 갔다. 이들에게 이끌린 장온휘가 높고 큰 대문이 있는 곳에 도착했는데 마치 독무(督撫 역주: 총독이나 순무로 청나라 시대 지방 행정의 책임자. 조선의 관찰사와 비슷하다.) 아문(衙門)과 흡사했다. 당상(堂上)에는 위엄 있고 젊은 관리가 앉아 있었고 양 옆에는 옥리(獄吏)들이 엄숙한 표정으로 죄인을 다스리는 것 같았다.

장온휘가 낮은 소리로 “혹시 누가 나를 고발한 것이 아닐까? 내가 왜 이런 곳에 끌려왔을까?”라고 중얼거린 후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지현(知縣)이었던 황병규가 그곳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황병규도 그를 보았지만 마치 몰라보는 것 같았다. 장온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것은 분명 억울한 사건이 고발되어 내가 함께 연루된 것이 틀림없다.’

뒤이어 어떤 사람이 그의 이름을 호명했다. 이때 당상에 앉아 있던 신인(神人)이 말했다. “묘족 장유(張有) 사건은 네가 판결했느냐?” 장온휘는 이때서야 비로소 지나간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원래 형사(刑事)와 전곡(錢穀)에 관한 모든 판단은 상관의 뜻에 따라 처리했습니다. 이 사건도 제가 당시 힘써 잘못을 권고했지만 지현이 제 말을 듣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러니 이는 제 잘못이 아닙니다.” 신인이 말했다. “네가 책임지고 사건을 처리해 상사에게 제출했으니 어찌 죄를 피해갈 수 있겠느냐?”

한참 시간이 흐른 후 당상에 앉은 신인이 옆에 있던 관리들을 보며 말했다. “그를 잠시 이승으로 돌려보내라. 만약 그가 앞으로 출가하여 선행을 베풀 수 있다면 사면(赦免)해줄 수 있을 것이다.” 장온휘는 이 말을 듣고 감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이때 황병규는 이미 형구(形具)에 올라가 비참한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장온휘는 처음 왔을 때처럼 두 사람에게 이끌려 대전(大殿)을 벗어났다. 어둠 속에서 길을 분간할 수 없는데 진눈깨비가 내려 땅이 온통 질퍽였다. 잠시 한눈만 팔아도 미끄러질 지경인데 갑자기 발을 삐끗하면서 꿈에서 깨어났다.

다음날 장온휘는 곧장 행장을 꾸린 후 배를 타고 양주 고명사(高明寺)로 들어가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었다. 문학에 능한 강소(江蘇) 순무(巡撫) 양장거(梁章鋸)가 고명사에 놀러갔다가 직접 장온휘를 만났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장온휘는 또 당시 저명한 문장가인 전영(錢泳)과 막역한 사이였는데, 일찍이 자신이 겪었던 이 사건의 전말을 설명해준 후 이를 기록으로 남겨 후인들의 경계로 삼도록 했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설사 직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악행을 저질렀다 해도 징벌을 받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문장발표 : 2006년 12월 11일
문장분류 : 천인사이
원문위치 : http://www.minghui.org/mh/articles/2006/12/11/143769p.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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