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혜망 2007년 5월 29일】 류남원(劉南垣)은 명나라 가정(嘉靖) 연간에 공부상서(工部尙書)를 지냈고 나중에 고령으로 물러나 고향에 돌아왔다. 당시 늘 음식문제로 아랫사람들을 심하게 책망하던 직지사(直指使 관직명)가 있어 군현(郡縣)에서 모두들 두려워했다. 류남원은 “이 사람은 내 문하에 있던 학생이니 마땅히 내가 좀 가르쳐야겠다.” 라고 말했다.
이 직지사가 오기를 기다려 류남원은 그를 자기 집으로 초대하면서 말했다. “이 늙은이가 잔치를 베풀고 싶어도 공무(公務)에 방해될까 두렵네. 하지만 자네와는 특별히 식사라도 한 끼 했으면 하는데, 마침 집사람이 다른 곳에 가 있어 집에 밥을 할 사람이 없다네. 차린 음식은 없지만 나와 함께 식사할 수 있겠는가?” 이는 스승의 명령인지라 직지사는 감히 거절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전부터 한낮이 지나도 밥은 나오지 않았고 직지사는 이미 배가 고파 견딜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막상 한참 기다린 후에 나온 식사는 겨우 맨밥에 두부 한 접시뿐이었다. 하지만 몹시 배가 고팠던 까닭에 두 사람은 각기 3그릇을 비웠고 직지사는 배불리 먹었다고 여겼다. 잠시 후 온갖 맛있는 음식과 좋은 술이 한 상 가득 차려졌지만 직지사는 이미 더 이상 먹을 수 없었다. 류남원이 기어이 먹으라고 권하자 직지사는 “저는 이미 배불리 먹어 더 이상은 먹을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류남원이 웃으면서 그에게 말했다. “이 일을 통해 보건대 음식이란 원래 좋고 나쁜 구별이 있는 것이 아닐세. 배가 고플 때는 아무거나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배가 부를 때는 아무리 좋은 것도 먹기가 힘든 법이지. 이는 단지 시기가 다를 뿐이지 음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은 아니라네.”
우리가 음식을 먹는 목적은 바로 배를 불리기 위한 것으로 단지 배만 채울 수 있다면 족하다. 오직 사치하고 낭비하며 무덕(無德)한 사람들만이 지나치게 좋은 맛에 집착할 뿐이다. 이 직지사는 스승의 가르침을 좇아 이후 더 이상 음식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나무라지 않았다.
문장발표 : 2007년 5월 29일
문장분류 : 천인사이
원문위치 :https://www.minghui.org/mh/articles/2007/5/29/155740p.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