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허베이성 대법제자
[명혜망] 나는 20대 초반이며 반년 전, 4년간 사귄 여자친구에게 무정하게 버림받았다. 그녀는 전화로 이별을 통보했고 나는 바닥에 웅크린 채 흐느껴 울며 “왜 날 버리는 거야?”라고 되물었다. 그녀는 차갑게 “네가 싫어졌어”라고 대답했고 그 뒤로 그녀는 사라졌다.
우리는 가족처럼 가까웠고 서로 결혼과 미래를 약속하고 있었기에 이런 결말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 내가 그녀에게 잘못한 것도 없었기에 갑작스러운 이별을 더더욱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이는 엄연한 현실이었다.
이별의 고통은 길었고 나는 종종 우울함에 빠졌다. 한번은 낯선 이에게 전화를 걸어 내 사정을 털어놓았더니, 그는 “사랑의 고비는 넘기 힘들지만 결국 다 지나가게 마련이야”라고 말해줬다. 그 순간 깨달았다. ‘사부님께서 그 사람의 입을 빌려 날 일깨워주신 것일 거야. 이렇게 큰일이 우연히 일어날 리 없어.’
사부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은 세상에서 많은 관념을 양성했으며, 관념에 이끌려 동경하는 것을 추구한다. 그러나 사람이 이 세상에 오면 인연에 따라 인생의 길과 인생 중의 득실(得失)이 결정되는데, 어찌 사람의 관념으로 인생의 매 과정을 결정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그런 이른바 아름다운 동경과 소원 역시 영원히 얻을 수 없는, 고통스럽게 집착하는 추구가 됐다.”(정진요지-원만을 향해 나아가자)
나는 미혹 중에서 수련하므로 아직 윤회의 인연을 보지는 못하지만, 사부님을 믿는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수련 중 어느 순간 진짜 같으면서도 가짜 같은 시험이 찾아올 텐데, 그때 흔들리지 말고 사부님을 굳게 믿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 무렵 발표된 두 편의 새로운 경문 역시 날 더욱 깨어나게 해줬다. 어떤 일은 애초에 인연이 닿지 않은 것이며, 오직 수련만이 나의 목적이자 가장 중요한 일임을 깨달았다.
냉정히 되짚어보니 이른바 사랑이란 찰나의 환영에 지나지 않았다. 그녀와 함께했던 세월을 돌이켜보면 나 역시 사랑에 빠져 “널 잃으면 평생 혼자 살겠어”라고 하거나, 심지어 ‘원만한 후에도 서로의 세계로 놀러 다녀야지’라고 생각하곤 했다. 지금 보니 모두 정(情)을 내려놓지 못한 탓이었다. 이는 중요한 시기에 ‘사람의 마음[人心], 사람의 생각[人念], 사람의 정[人情]’으로 일을 바라본 것으로, 수련인의 표준에 부합하지 않았다.
우리가 막 연인이 되었을 때 그녀는 날 너무나 좋아한다고 말했지만, 헤어질 때는 “네가 싫어졌어”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정이란 너무나 믿을 수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인간세상엔 추구할 가치가 없는 것이 너무나 많다. 오직 수련을 통해 원만에 이르러야만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내가 수련을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생의 가족이 전생이나 내생에는 누구의 가족이 될지, 육도윤회(六道輪回) 속에서 어떤 생명으로 환생할지 알 수 없다. “모든 것은 다 떠나가지만, 오직 업보만이 영원히 따라다닌다”는 말과 같다. 가족조차 스쳐 가는 인연으로서 함께 집을 얻어 살다가 날이 밝으면 각자의 길로 간다. 그러니 내려놓지 못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이번 일을 통해 깊이 깨달았는 바, 사부님께서 우리에게 일부 사람의 마음을 남겨주신 것은 속인 속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수련하며 중생을 구하라는 뜻이지, 결코 그것을 부풀리거나 그 속에 빠지라는 뜻이 아니다. 중요한 순간에 사람의 마음, 사람의 생각, 사람의 정이 아닌 정념으로 대해야만 비로소 수련인이라고 할 수 있고, 사부님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으며, 사부님의 정법(正法)을 도울 수 있다.
대법 수련은 가장 엄숙한 일이다. 나는 이제 애정의 고비를 거의 넘겼다. 앞으로 여자친구가 생기거나 결혼을 하더라도 담담히 대할 것이며, 다시는 정 때문에 수련에 영향받지 않을 것이다.
이제 지난 일을 총결산하고 미련 없이 보내기로 했다. 그것에 대한 생각조차 집착임을 알게 됐다. 이제 수련에 더욱 정진할 따름이다.
사부님 감사합니다!
원문발표: 2024년 4월 19일
문장분류: 수련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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