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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소책자는 좀 더 ‘실용적’이어야 한다

글/ 한가(漢家, 중국)

[명혜망] 한 농민공에게 진상을 알렸더니 진상 소책자를 여러 번 받았다고 말해서 다 읽었느냐고 물었더니 다 읽지 못했다고 했다. 이 사람은 근기가 좋아 보였고 진상을 알려주면 받아들일 것 같았는데 진상 자료를 여러 번 받아도 왜 읽지 않는 걸까? 나는 사회가 이미 자신에게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쉽게 받아들이는 수준으로 타락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엇이 진정 유용한 걸까? 이는 사람마다 다르다.

책이나 소책자를 거의 받아보지 못한 사람들은 평소 얻기 힘들기에 한 권을 받으면 매우 귀하게 여길 것이다. 나는 낡아서 누렇게 변한 오래된 신문도 아직 간직하며 읽는 노인들을 본 적 있다. 내가 글자가 다 닳아 없어진 진상 전단을 한 노인에게 주자 그는 개의치 않고 받아서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매우 드문 일이었다.(이 진상 전단은 내가 1년 전 배포했다가 길가에 버려졌던 것을 주운 것이라 더러웠지만 늘 몸에 지니고 다니며 가끔 꺼내 진상을 알리고 있었다. 마침 이 노인을 만났을 때 줄 만한 진상 자료가 없어서 잠시 살펴본 후 일부 글자는 닳아 없어졌지만 나머지 내용으로 법을 실증할 수 있겠다 싶어 그에게 건넸다.)

학생들을 위해서는 그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보통 그들은 책을 좋아하므로(이는 학교에서 오랫동안 강제로 책을 읽히고 공부시킨 결과이지만) 그들의 흥미를 끌 만한 내용을 만들어야 한다.

일반 서민들은 생활 부담이 있어 꼭 필요하지 않은 건 사지 않을 수 있고 실용적이지 않은 건 공짜로 줘도 관심이 없거나 읽을 시간이 없을 수 있으며, 심지어 폐지로 팔아 돈을 벌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옷차림이 단정한 사람이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예전부터 흔했는데, 만연한 부채 때문에 가난이 일상화되었기 때문이다. 청소부가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노동자가 길가에서 쓰레기를 줍는 일도 흔하다. 노인과 하층민 여성들이 쓰레기를 줍는 건 훨씬 더 흔한 일이다. 길바닥에 떨어진 물건은 그게 무엇이든, 얼마나 값어치가 나가든 돈이 된다 싶으면 지나가던 행인이 바로 주워간다. 길에 떨어진 합판과 보따리를 주우려고 급정거하는 운전자들을 목격한 적도 있다. 내가 우연히 지나가다 마주친 적이 있을 정도니 이런 행동이 일어날 확률은 매우 높을 것이다. 자전거 자물쇠 하나를 길가에 떨어뜨렸다가 고작 2분 만에 누가 가져간 경우도 직접 겪었다. 고무신과 낡은 옷가지가 든 나일론 자루를 길에 흘린 걸 알아채고 바로 되돌아갔지만 이미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에서 쓰레기는 버려지는 순간부터 매립되기까지 각계각층 사람들에 의해 여러 번 걸러진다. 박스와 병을 주워가는 것도 여러 번 봤다. 어떤 노인은 심지어 차를 몰고 다니며 쓰레기를 줍는데, 자식이 준 차일지라도 차를 유지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자기 차일지라도 쓰레기를 줍는 습관이 있을 수 있다. 이런 행동은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중국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너무나 흔하다.

이론적인 진상 자료는 특정 계층에게만 적합하고 일반 대중에게는 이론적인 내용을 보조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나은 것 같다. 요즘 중국인들 중에 남의 잔소리와 설교를 즐겨 듣는 이가 얼마나 될까? 그들은 오직 남을 훈계하는 것과 자신의 흥미에 맞고, 자극적이고 유쾌한 것만 좋아한다. 하지만 기분에 따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도 다른데, 때로는 한마디 말에 깨우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속인의 심리에 맞춰 진상 내용을 정리해야 한다.

부자와 관료는 무엇에 관심이 있을까? 욕망 외에도 돈, 권력, 목숨일 것이다. 그것들이 안전한지, 어떻게 지킬 것인지, 어떻게 늘릴 것인지에만 관심이 있다. 하지만 돈이 있어도 목숨이 있어야 쓸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이 이런 영역에서 진상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견해일 뿐 부적절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원문발표: 2024년 3월 21일
문장분류: 수련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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