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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법공부하며 집착을 버리다

글/ 중국 산둥성 대법제자 결연(潔蓮)

[명혜망] 지난해 3월 17일, 85세이신 어머니와 함께 법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글을 읽으실 줄 몰랐으므로 내가 읽고 어머니가 듣는 형식으로 했다. 우리는 매일 아침 6시 발정념을 마치고 ‘전법륜(轉法輪)’을 읽고, 아침 식사 후 각지 설법을 공부했으며, 나머지 시간에는 어머니 혼자서 설법 녹음을 들으셨다.

우리는 이렇게 지난해 7월 중순까지 4개월간 법공부를 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하는 건 별로 좋지 않다는 걸 발견했다. 책을 읽는 동안 어머니가 가끔 졸기도 하는 등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셨다. 이런 식의 법공부는 어머니께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경사경법(敬師敬法)에도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어느 날 법공부가 끝난 후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어머니, 공부할 때 정신을 딴 데 두거나 졸게 되면 법공부가 잘 안될 뿐만 아니라 사부님과 법에 불경스러운 일이에요. 사부님 설법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고요.” 어머니도 내 말에 수긍하셨다. 그래서 어머니께 법공부 방법을 바꾸자고 말씀드렸다. 내가 한 구절을 읽으면 따라 읽으시면 되는데, 그렇게 하면 정신을 팔거나 조는 일은 없을 거라고 했다. 어머니도 동의하셨고 ‘전법륜’을 좀 더 많이 공부하기로 했다.

법공부 방식을 바꾸자 어머니는 짧고 쉬운 구절은 잘 기억하셨지만, 긴 문장은 잘 따라 읽지 못해 몇 번씩 반복해 읽어드려야 했다. 내가 한 문장을 먼저 읽으면, 기억했다가 혼자 따라 읽으셔야 했으므로 시간이 걸리고 쉽지 않았다. 이전에는 아침 공부 시간에 전법륜 한 강의를 쉽게 다 읽었지만, 방법을 바꾸고 나서는 속도가 느려져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러나 법공부 효과는 확실히 좋았다. 어머니는 내가 읽을 때 정신을 집중해서 듣고 기억하셔야 했으므로 졸거나 정신을 딴 데 팔 겨를이 없으셨다.

그렇게 졸음 문제는 해결됐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는 심성을 제고하는 문제였다. 우린 심성 제고를 수련인의 자세로 보지 않고 사람의 마음으로 대했다. 어머니는 늘 ‘넝(能)’을 ‘넝꺼우(能夠)’로 읽으시거나, 혹은 ‘넝꺼우’를 ‘넝’으로 읽으셨고, 조사 ‘더(的)’를 보태거나 빠트리셨다. 그럴 때마다 그 구절을 여러 번 다시 읽어드려야만 어머니는 바르게 외우고 읽으실 수 있었다. 그해 8월 14일 오전, ‘전법륜’ 제6강을 공부할 때였다. “일단 나타나면 자신이 이 나쁜 사상과 싸워 이길 수 있는지 없는지 본다”라는 구절을 몇 번씩 되풀이해 읽어드려도 어머니는 ‘쩌(這: 이것)’을 ‘쩌중(這種: 이런 것)’이라고 읽으셨다. 내가 참고 여러 차례 다시 읽어드려도 바르게 읽지 못하시자 결국 나는 큰 소리를 냈다.

부지불식간에 심성 시험이 왔지만 잘 넘기지 못했다. “그러므로 우리 어떤 사람은 일단 그의 신체 어디가 불편하면 그는 곧 자신에게 병이 있다고 여긴다”라는 부분에서도, 어머니는 몇 번이나 ‘나얼(哪兒: 어디)’를 ‘나콰이얼(哪塊兒)’이라고 읽으셨다. 나는 어머니께 “어머니는 정말 담도 크시네요. 감히 사부님 법을 고치다니!”라고 빈정거리는 투로 말했다. 그러자 어머니는 “난 담이 크지 않아”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하셨다.

나는 보서 ‘전법륜’을 들고 있으면서도 어머니의 어려움은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수련인의 자세가 아니고 어찌 보면 속인보다도 못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깨닫지 못하고 계속 좋지 않은 어투로 어머니가 바로 읽을 때까지 반복해서 그 구절을 읽어드렸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어머니가 “조금만 천천히 읽어주면 안 되겠니? 잘 알아듣지 못하겠다”라고 차분하게 말씀하셔도 나는 “좀 더 집중해서 들으시면 안 돼요?”라고 감정 섞인 말로 대꾸했다.

법공부가 끝난 후 곧바로 무거운 마음으로 다른 방으로 가서 어머니와의 법공부 과정을 생각해보고 안으로 찾아보며, 사부님과 대법에 불경했던 자신을 깨달았다. 쟁투심, 자만심, 이기심 등 불손한 마음으로 법공부를 한 것이다. 결국 나는 담도 크게 감히 사부님과 대법을 불경스럽게 대한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사부님께 사죄드렸다. “사부님, 제자가 잘못했습니다. 경사경법을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사부님께서 주신 심성 제고의 기회마저 외면했습니다. 매번 사람의 마음으로 법을 대하는 바람에 기회도 잃고 사부님의 자비도 잃었습니다.”

또 어머니께 사죄드렸다. “어머니, 죄송해요. 법공부할 때 제가 잘못했어요. 경사경법을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너만 원망할 게 아니다. 우리 둘 다 심성을 높이지 못했다. 난 네가 좀 천천히 읽었으면 한다. 그래야 내가 외워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알았어요. 우리 둘 다 경사경법의 마음으로 법공부하도록 해요.”

이전에 내가 법을 읽고 어머니가 듣기만 할 때는 어떤 마찰도 없었다. 단지 내가 전법륜 한 강을 읽기만 하면 됐다. 그러나 그때처럼 계속했다면 지금처럼 법공부하면서 서로 심성을 제고시키는 일은 겪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 어머니와 함께 수련할 때는 반드시 서로 일깨워주고 정진하며, 서로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기로 했다. 이번 기회로 법을 심신에 용해시켜 진수제자가 되고 막바지의 길을 잘 걸어, 사부님께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원문발표: 2024년 1월 18일
문장분류: 수련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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