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르노 H.
[밍후이왕](전문에 이어) 앞의 여러 사례는 중국 전통문화 속의 붉은색이 현대인이 상상하는 것만큼 상서로운 것이 전혀 아님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물론, 색상표의 한쪽을 차지하는 빨간색이 차별을 받아서도 안 된다. 색깔에는 각 층차에서의 구별이 있고, 다양한 측면에서 그것이 가지는 의미도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언급하는 것은 세간의 민속적인 측면에 불과하므로 더욱 높은 층차에서 보는 빨간색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피와 불의 색
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각 색깔에 대한 인간의 신경 감각이 비슷하므로 문화적으로도 비슷한 점이 있을 것이다. 한 서양인에게 서양의 전통적인 이야기에서 붉은색이 넘쳐나는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가장 흔한 대답은 두 가지다. 하나는 피로 가득 찬 전쟁터이고, 다른 하나는 불타는 지옥이다.
서양 문화에서 붉은색은 주로 피와 불의 두 가지 주요 요소를 근원으로 하며, 그로 인한 상징적 의미는 각각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이 색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느낌보다 부정적인 느낌을 더 많이 준다. 심지어 원래 긍정적으로 사용된 일부 표현조차도 일정한 부정적 요소를 갖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천주교에서 추기경(Cardinal)의 복장은 빨간색인데, 이 색은 그리스도께서 중생을 위해 흘리신 피를 상징하며, 믿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피를 흘리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신도의 결심을 상징한다고 한다. 비록 이것이 긍정적 의미를 가진 해석이지만, 출혈 자체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부분이다.
미술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심지어 특정 안료의 이름에서 색깔의 문화적 표현을 볼 수 있다. 만약 회화 재료를 조금 배운 사람이 도료에서 ‘마스 레드(Mars Red)’, ‘마스 블랙(Mars Black)’ 등의 이름을 본다면 그 도료에 산화철 성분이 들어 있음을 알 것이다. 여기에서 ‘마스(Mars)’는 사실 로마 전쟁의 신 마르스(Mars)를 지칭하며, 재료학에서는 철 원소에 대응한다.
그렇다면 로마 전쟁의 신이 왜 철에 대응할까? 이는 로마 신화의 전성기에 이미 철기시대로 들어섰고, 당시 전쟁에 썼던 무기가 바로 철제였기 때문이다. 전쟁터에서 사람들이 피를 흘리게 되는데, 사람의 혈액 속에도 철 성분이 들어 있다. 따라서 문화적으로 ‘철혈(鐵血) 전쟁’이라는 말이 합당하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인간의 혈액이 붉게 보이는 것은 헤모글로빈이 다량 함유되고 있고, 헤모글로빈의 주성분이 철이기 때문이다. 철로 만든 무기에 피가 묻으면 녹슬기 쉽고 녹도 빨갛다. 따라서 옛 서양 문화에서 전쟁의 신 마르스는 빨간색에 대응되었고, 동시에 빨간색이 전쟁을 상징하게 됐다.
지구의 이웃 행성인 화성은 지표면에 산화철이 널리 분포되어 있어 붉어 보인다. 타는 듯한 붉은색으로 인해 화성은 서양 언어로도 ‘마스(Mars)’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러므로 둘은 서양 점성학에서도 대응하는 관계에 있다.
피와 불이 수반되는 인간의 전쟁은 이미 상당히 부정적인데, 더욱 부정적인 것은 지옥의 피와 불의 색이다. 기독교에서는 불타는 지옥에 대한 묘사가 많아 강렬한 인상을 주며, 대량의 예술 작품에도 등장해 붉은 지옥이라는 개념을 더욱 강화시킨다.
지옥 불과 관련된 하급 생물도 있는데, 원래는 서양 지옥에서 도깨비불을 내뿜는 일종의 사악한 짐승이었다. 그러나 신화의 시대가 지나감에 따라 온갖 비범한 지식이 끊임없이 유실되고, 서양의 각 민족 사이에서 고대 종에 대한 호칭이 일치하지 않게 되어 많은 인지적 혼란이 야기됐고, 이를 바탕으로 한 번역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영어만 살펴도 전설 속의 비슷한 동물을 지칭하는 드래곤(Dragon), 와이번(Wyvern), 앵커시어(Amphiptere), 린트부름(Lindwurm), 와이엄(Wyrm), 드레이크(Drake) 등의 이름이 많아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는 것을 본다. 일반인은 이렇게 많은 기이하고도 비슷한 동물을 구별하지 못하므로 불을 내뿜는 이 지옥의 짐승을 가장 대중적인 ‘드래곤’으로 부르며, 중국어로는 ‘용(龍)’으로 번역한다.
하지만 중국인이 생각하는 용은 이런 모습이 아니므로 많은 사람은 ‘드래곤’을 ‘용’으로 번역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어떤 사람은 ‘서양의 용[西方龍]’으로 부른다. 그런데 사실 오늘날 영화와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모습과 유사한 ‘서양의 용’은 과거에 번역이 잘못된 것이며, 더욱 먼 시대에 서양 미술에 등장한 용과 중국 용의 형상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결국 불을 내뿜는 지옥의 짐승과 용은 실제로는 전혀 다른 종임을 알 수 있다.
‘드래곤’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드라코(Draco)’에서 유래했으며 큰 뱀, 또는 뱀 형태의 대형 수생동물을 의미한다. ‘드라코’는 고대 프랑스어 ‘드라공(Dragon)’으로 표기됐고, 13세기 초 영어로 전해져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중세에 이르기까지 용을 주제로 한 미술 작품이 적지 않았는데, 그려진 용은 대부분 기다란 동물이며, 오늘날 서양인 머릿속에 있는 박쥐 날개를 가진 큰 도마뱀이 아니다.
‘성경-계시록’에도 용에 관한 대단히 유사한 구절이 있다. ‘계시록 12:3’에는 “한 줄기의 큰 붉은 용이 있다”는 구절이 있고, ‘계시록 12:9’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큰 용은 바로 옛 뱀이고, 마귀, 또는 사탄으로 불리며, 온 세상을 현혹한다.”
‘계시록’의 묘사를 통해서도 큰 붉은 용이 고대 뱀이고, 기다란 뱀의 형태로 중국 용의 형상과 같으며, 현대인이 생각하는 ‘서양의 용’이 전혀 아님을 알 수 있다.
‘신약성경’의 마지막 부분인 ‘계시록’은 주로 미래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대 재앙에서 최후의 심판까지, 묘사된 종말의 장면은 충격적이다. 수많은 사람이 붉은색 거대한 용이 악의 화신임을 알고 있는데, 이는 ‘성경’에 아주 직설적으로 큰 붉은 용이 곧 악마, 사탄이라고 쓰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붉은 용에게 속는 것이 지옥에서의 영원한 죽음을 의미하며, 세상을 현혹하는 붉은 독의 용이 인간 세상을 혼란에 빠뜨릴 때,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최후 생사의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계속)
원문발표: 2021년 8월 13일
문장분류: 문화채널
원문위치: http://big5.minghui.org/mh/articles/2021/8/13/429237.html